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보험사들로부터 상품위원회 참여 임원의 역할과 책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책무기술서를 제출받아 점검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융지주·은행·금융투자회사·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책무구조도를 본격 도입했다. 보험업권의 경우 상품위원회 단계에도 책무기술서를 도입해 상품 개발 시부터 임원별 책임 체계를 보다 명확히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시행과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임원 책임이 강화되고 있지만, 해외 금융회사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며 "보험사 상품위원회 단계부터 임원들의 역할을 명시해 소비자 보호와 수익성 관리, 재무 건전성 등 전반에 걸친 책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제출한 책무기술서를 토대로 업계 운영 현황을 파악한 뒤 오는 5월께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강조해 온 '사전 예방적 소비자 보호' 감독 기조의 연장선이다. 보험 분야는 업권 특성상 민원과 분쟁이 많은 만큼 상품 출시 이후 대응하는 '사후 구제' 방식에서 벗어나 상품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 수익성 관리, 재무 건전성 등을 중점적으로 책무기술서를 살펴볼 예정이다. 우선 보험사가 상품위원회에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의 참여를 의무화하도록 강제할 방침이다. 소비자 권익 침해 우려가 있는 상품에 대해서는 CCO가 심의 단계에서 제동을 걸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사전 보호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 상품의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적정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지, 관련 심의 책임이 명확히 설정돼 있는지도 함께 점검한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상품 개발 과정에서 담보별 보장 한도를 과도하게 높게 설정해 보험사기 등 제도 악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장 한도의 적정성에 대한 심의 책임이 담당 임원에게 충분히 부여됐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아울러 보험상품은 만기가 길어 손익 구조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만큼, 무리한 가격 경쟁이나 이른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품이 출시되지 않도록 심의 과정에서 책임과 검토 절차가 적절히 마련돼 있는지도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책무기술서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금융회사들의 역할과 책임(R&R)체계를 참고해 업계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품 개발 단계부터 임원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관련 의사결정 과정을 검사 시 보다 명확히 추적할 수 있다"며 "상품위원회의 책무기술서 도입이 보험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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