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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기름값 급등 원흉?…깜깜이 '사후정산제'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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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18년 만의 재조사 나설지 주목
정유4사에 “사후 정산말라” 시정명령…
대법서 “불공정거래행위 아냐” 뒤집어
“유류 가격결정 구조 전반 점검해야”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정부가 정유사와 주유소를 상대로 잇따라 담합 관련 조사를 벌이면서 정유업계의 이른바 ‘사후정산제’ 거래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과거에도 해당 거래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시정조치를 내린 바 있어, 이번 조사에서도 쟁점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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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앞서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기름값 급등의 배경으로 정유사의 공급가격 인상과 함께 ‘사후정산제’를 지목하며, 정유사 공급가격과 재고, 정산 시차 등 유통 구조 전반을 유가 안정 정책에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공정위, 정유4사·지역주유소 담합 ‘줄조사’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OIL 등 정유 4사와 부산·경북·제주 등 전국 일부 지역 주유소를 대상으로 담합이 의심되는 ‘유류 가격 동조화 현상’과 거래 조건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 13일 제4차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인근 주유소 간 가격 동조화나 담합 의심이 있는 부산·경북·제주 지역 주유소에 대한 현장 조사도 진행 중”이라며 “출고 조절이나 담합 등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민생을 해치는 행위가 확인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활용되는 ‘사후정산제’ 거래 관행이 다시 논란이 되면서 공정위가 이번 조사에서 해당 거래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후정산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출하 시점에 공급가격을 확정하지 않고 일정 기간 뒤 국제유가 변동 등을 반영해 최종 정산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정유업계에서는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이 큰 석유제품 시장 특성상 공급 시점에 정확한 가격을 확정하기 어렵다 보니 일정 기간 뒤 시장 가격을 반영해 정산하는 거래 관행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주유소 업계는 사후정산 구조상 가격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 마진을 비교적 넉넉하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소비자 판매가격이 수시로 변동할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과거에도 정유사들의 사후정산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 공정위는 2008년 정유업계 담합 사건을 조사하면서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확정되지 않은 가격을 통보한 뒤 제품을 공급하고, 일주일 뒤 다른 정유사의 가격을 고려해 판매가격을 확정한 후 월말에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거래했다고 판단했다.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주유소가 제품 주문 시 확정가격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응답하는 등 거래 관행의 불투명성이 확인됐다. 이에 공정위는 정유사들이 제품 공급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가격을 확정해 정산하는 방식으로 거래해 주유소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시정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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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시정명령 무효됐지만…“유통구조 전반 점검은 필요”

공정위는 당시 사후정산 관행이 ‘갑을 관계’에 따른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으며, 주유소가 정확한 도매가격을 모른 채 소비자 가격을 정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돼 결과적으로 소매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시정명령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은 2013년 “주유소가 사후정산제로 실질적인 불이익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후정산 관행이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판례가 있는 만큼 공정위가 동일 관행을 다시 문제 삼더라도 제재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법을 떠나 유통구조 전반에 대한 조사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영세 주유소는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후정산 방식을 선호하는 반면 자본력이 있는 주유소는 당일 정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산 방식은 주유소가 선택하는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위법 여부와 별개로 공급가격 결정과 유통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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