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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빈곤율 1위 벗어나게… 기초연금 ‘소득별 차등지급’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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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 468만원 노인도 연금 받아
“現연금, 빈곤 탈출 도움안돼” 지적
취약층 더 주는 ‘하후상박’ 개편 검토
소득 하위 70% 수급 기준은 유지
일각선 “대상자 점진적으로 줄여야”
동아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하후상박(下厚上薄)’ 식의 기초연금 개편을 언급한 것은 노인 빈곤을 해결하고, 저소득층의 노후 생활을 보장하는 ‘사회 안전망’으로 도입했던 제도의 취지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제도 도입 이후 12년 동안 고령층의 경제 여건은 개선됐지만 ‘소득 하위 70%’에게 똑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구조는 바뀌지 않으면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여유 있는 중산층 노인들까지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국가 재정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잘사는 노인에겐 덜 주고, 저소득 노인에게는 더 주는 ‘차등 지급’에 무게를 두고 기초연금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차등 지급 기준과 방식 등에 대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노인 빈곤율 1위인데, 중산층도 받는 기초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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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월 최대 34만9700원(단독 가구 기준)이 지급된다. 국민연금 연계 감액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초연금이 도입된 2014년부터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면 같은 금액을 일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별도 재산이 없는 홀몸노인은 현재 월 최대 468만 원의 근로소득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노부부가 소득 없이 주택만 보유했다면 공시가격 13억2000만 원까지 대상이 된다. 현행 제도에선 웬만한 중산층 노인들까지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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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기초연금 도입 첫해인 2014년 44.4%에서 2024년 35.9%로 줄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기초연금은 빈곤선 경계에 있는 노인을 도울 순 있지만 최저소득층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는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1월 국무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월 200만 원 이상 소득이 있는 사람도 1인당 34만 원을 받는 게 이상한 것 같다”며 “연간 몇조 원씩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데 그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기초연금 수급자가 급격히 늘면서 재정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기초연금 예산은 2014년 6조9001억 원에서 올해 27조9192억 원으로 10여 년 새 4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8년 기초연금 예산이 30조 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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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위 70%’ 기준 유지… 취약층에 더 주는 구조로

이에 따라 정부는 소득 하위 70%의 큰 틀은 유지하되 소득에 따라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겐 기준 금액보다 많이 지급하고, 그 외에는 적게 지급하는 식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기초연금액 인상 비율을 달리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기초연금 지급액은 물가 상승률과 연동돼 매년 인상되는데,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이 인상하고 소득이 높을수록 인상률을 낮추거나 인상하지 않는 식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중산층은 향후 증액을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한다면 물가 상승을 고려할 때 사실상 재정 절감 효과가 있다”고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초연금 지급 상한선을 ‘기준 중위소득(전체 가구 소득의 중간값) 100%’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하위 70% 기준을 그대로 두더라도 중위소득을 상한선으로 두면 경제 성장에 따라 중위소득을 초과하는 노인은 자연스럽게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미 올해 기초연금 지급 기준액(247만 원)은 기준 중위소득의 96.3%까지 도달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노후 준비가 상대적으로 잘된 베이비붐 세대가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된 만큼 점진적으로 대상자 자체를 줄이고 저소득층의 연금액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부터 기초연금 부부 감액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현재는 부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연금액의 20%를 감액한다. 기초연금 수급자 중 소득 하위 40%인 노인 부부를 대상으로 감액 비율을 내년 15%, 2030년 10%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차등 지급과 관련된 복수의 방안을 마련해 압축해 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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