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지난해 2월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2.20/뉴스1 |
12·3 비상계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등 ‘체포 대상자’가 적힌 이른바 ‘홍장원 메모’를 옮겨 적은 국가정보원 직원이 법정에 나와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회유 연락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 심리로 진행된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직무유기, 위증 등 혐의 공판에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국정원 직원 이모 씨는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이 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인 지난해 2월 김규현 전 국정원장의 보좌관으로부터 ‘내가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을 돕고 있는데 만나보는 게 어떻겠느냐. 돈이면 돈, 승진이면 승진 해줄 수 있다’고 연락이 왔다”며 “만나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 거절했는데, 당시 이른바 ‘홍장원 메모’가 언론 등에서 거론되던 시기라 그 메모(의 신빙성 등)를 부정하라고 얘기하지 않을까 예상했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계엄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홍 전 차장에게 전달한 체포 대상자 14명의 명단을 정리해 옮겨 적은 인물이다. 이 씨는 이날 법정에서 “계엄 당일 홍 전 차장이 메모지에 흘려 쓴 ‘1차 메모’를 건네주며 ‘명단을 정리해 달라’고 지시해 이름과 주요 이력 등을 적은 ‘2차 메모’를 (내가) 작성했다”며 “다음 날 ‘쓴 걸 복기해 새로 적으라’고 해서 기억에 의존해 ‘3차 메모’를 적었다”고 진술했다.
이 씨가 작성한 3차 메모는 홍 전 차장의 수정을 거쳐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등에 증거로 제출됐으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과 내란 혐의 1심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됐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재판에서 해당 메모에 대해 “초고가 지렁이(글씨)처럼 돼 있다”며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전 차장은 이날 재판에 나와 “(윤 전 대통령이 지적하는 초고는) 파기된 1, 2차 메모를 설명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이미지 파일을) 예시로 제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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