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원대 기름값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사흘째인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전국 평균 주유소 기름값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성동훈 기자 |
중동 전쟁 전보다 10단계 올라
4년 전 ‘역대 최고치’ 넘을 수도
“비행 거리 길수록 부담 큰 구조
유가 비쌀 때 발권하면 손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혼여행이나 여름휴가 등을 앞두고 유류할증료 부담을 우려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르고 있다. 결혼 준비 중이라는 한 누리꾼은 “똑같은 비행기 표라도 3월31일 결제와 4월1일 결제 시 가격 차이가 크니 다들 서둘러 발권하세요”라고 남겼다. 중동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다음달 항공권 가격에 반영되는 유류할증료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면 이달 중 항공권을 발권(결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에 따른 변동성이 큰 만큼 당분간 중동 정세를 살펴 항공권 구매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16일 확정·고시하는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대폭 인상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7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항공사 부담이 증가할 때 이를 보전하기 위해 기본 운임에 추가하는 금액이다. 사실상 손실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개념으로, 국토교통부 ‘거리비례제’에 따라 각 항공사에서 월별로 책정한다.
산정 기준은 전전월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MOPS)이다. 1갤런(3.785ℓ)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33단계로 나눠 부과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4월 유류할증료 근거가 되는 2월16일~3월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최소 300센트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내달 유류할증료에는 적어도 16단계(300~309센트)가 적용된다. 이는 중동 사태 이전인 1월16일~2월15일 기준(1갤런당 204.40센트)으로 책정된 이달의 6단계(200~209센트)보다 10단계나 높은 수준이다. 다음달 유류할증료는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계속되고 있는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분이 처음 반영되는 것이다.
4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때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22단계(2022년 7~8월)가 적용됐다.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 당시 대한항공의 인천~미국 뉴욕 노선 유류할증료가 32만5000원이었다. 같은 노선의 이달 유류할증료는 9만9000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 이후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이 한때 갤런당 400센트를 넘기기도 해 유류할증료도 크게 오를 것”이라며 “유류할증료는 비행 거리가 길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 항공권 구매 시점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행사들도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에 유류할증료 변동성을 기재하고 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전체 여행경비에 포함돼 있던 유류할증료는 최근 ‘불포함 사항’으로 공지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비쌀 때 발권하면 실제 출국 시기에 기름값이 떨어져도 높은 유류할증료를 물게 된다”며 “여행 일정이 급하지 않다면 중동 상황을 조금 지켜보고 발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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