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문화시장이 매년 커지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공연이나 전시, 문화유산 등 문화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포착되고 있어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본지가 국립중앙박물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흥행에 힘입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늘어났지만 서울과 지방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은 총 650만 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71.5%나 늘었다. 13개 지방 국립박물관은 15.2% 증가한 총 820만 명 수준이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지방 국립박물관 일부만 관람객이 늘어났을 뿐 대부분 수혜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6개 금관’ 특별전을 마련한 국립경주박물관이 45.6%, 백제금동대향로 전용관을 만든 국립부여박물관이 37.7% 늘어났다. 하지만 춘천·광주·전주·대구·김해·제주 등 나머지 지방박물관은 관람객 숫자가 오히려 줄었다.
미술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2025년 미술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공립 미술관의 비수도권 관람객 비중은 39.8%에 불과하고 수도권에 60.2%가 몰렸다. 미술 인프라 역시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화랑의 71.4%, 경매회사 12곳 중 10곳이 서울 시내에 있고 아트페어의 63.9%는 수도권(강원도 포함)에서 진행됐다.
공연 시장 역시 커지고 있지만 지역간 편중 현상은 심각하다. 지난해 국내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은 1조 7326억 원으로 이 중에서 서울·인천·경기의 수도권에서 티켓 판매액은 82.7%를 기록했다. 비수도권은 17.3%에 그쳤다. 비수도권 비중은 2023년 22.6%에서 2024년 20.9%였다가 지난해에는 20%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정부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문체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역문화 격차 해소’라는 항목에 ‘우리 동네에도 이게 오네’ 프로젝트, 청년 문화예술패스 차등 지원, 지역특화 독서프로그램 등을 내놓았지만 단편적인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구나 2030년께 착공할 5만 석 이상 대형 공연장(아레나)이 수도권에 들어설 예정이고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박물관 제2관을 마련하는 구상이 나오고 있어 수도권 편중 현상은 심각해질 전망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그간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됐던 공연들이 경기와 인천 지역으로 확산하는 경향이 있으나, 여전히 수도권이 공연의 공급과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역 공연예술계가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국민들이 다양하고 우수한 공연작품들을 만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수문 선임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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