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1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업무준비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정부가 2027학년도부터 늘어나는 의대 정원의 절반 이상을 지역거점국립대에 배정했다. 의대 규모나 교육 역량에 따라 일괄적으로 배분하는 대신 ‘지역의사제’ 취지를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 중심으로 정원을 집중 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교육부는 지난 13일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을 대학별로 배정하고 결과를 각 대학에 사전 통지했다. 지역의사제로 선발될 2027학년도 증원분 490명 가운데 54%(264명)가 지역거점국립대에 배정됐다.
대학별로 보면 강원대와 충북대가 각각 39명으로 가장 많은 증원을 배정받았다. 이어 부산대·전남대(각 31명), 제주대(28명), 충남대(27명), 경북대(26명) 순으로 증원이 이뤄졌다. 반면 사립대는 차의과대(2명), 성균관대(3명), 동국대·울산대(각 5명) 등 상대적으로 적은 증원을 배정받았다. 지역거점국립대 가운데 증원 규모가 가장 적은 전북대(21명)보다 많은 정원을 배정받은 사립대는 없었다.
이 같은 정원 배분은 앞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제시한 기준을 고려한 결정이다. 보정심에서는 지방 의대에 인원을 배분하더라도 수도권에 대형 수련병원을 둔 사립대 의대에 정원이 많이 배정될 경우 향후 배출되는 의사가 수도권에서 수련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 경우 지역에서 교육과 수련을 받은 의사를 길러내겠다는 지역의사제의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교육부에 정원 50명 미만 국립대는 최대 100%까지, 50명 이상 국립대는 30%까지 증원할 수 있도록 상한을 제시했다. 반면 사립대는 정원 50명 이상 대학은 20%, 50명 미만 대학은 30%를 증원 상한으로 설정했다.
정원 50명 미만인 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실제 배정된 증원 규모는 보정심이 제시한 상한(30%)에도 크게 못 미쳤다. 수도권 사립대 가운데 가장 많은 정원을 배정받은 가천대도 7명에 그쳤다. 상한 기준을 적용하면 최대 12명까지 증원이 가능했다.
다만 일부 비수도권 사립대에서는 상한을 넘는 배정도 이뤄졌다. 부산 동아대는 현재 정원이 49명으로 증원 상한 30%가 적용되지만 2027학년도 증원분은 17명으로 상한을 웃돌았다. 충남 단국대 역시 정원 40명 기준 상한을 넘는 15명을 배정받았다. 장미란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관은 “대학별 여건을 봐서 약간의 가감이 가능하도록 할 여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렸던 2025학년도에도 증원 인원의 82%를 비수도권에 배치했지만, 수도권에 수련병원을 둔 사립대 의대에 정원이 많이 배정되면서 ‘무늬만 지역 의대 증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전체 2000명 증원 중 사립대 증원은 1194명이었는데, “‘무늬만 지역의대 증원’이 771명으로 전체의 64.5%(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진한 정책국장)”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수도권 사립대에 증원분을 대거 배정할 경우 입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정부가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역의사제를 둘러싸고 서울권 학생들이 서울과 인접한 경기 구리시 등으로 이사해 의대 진학을 노릴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러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 지역의사제 지원 요건도 강화했다. 지역의사제는 의대가 있거나 의대 인접 지역의 중·고교에 입학해 졸업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2033학년도부터 적용하려던 중학교 소재지 요건을 2027학년도부터 적용하도록 앞당겼다.
☞ ‘강원·충북대 39명씩 vs 성균관대 3명’···의대 증원 향후 5년간 ‘지역 우선’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131102001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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