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김경 전 서울시의원 사태’를 계기로 이해관계 사업을 공개 등록부에 등재하는 등 지방의원의 이해충돌 방지 제도 재검토 필요성을 밝혔다.
최 의장은 1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집무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의원들의 이해충돌) 문제를 마냥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순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이해충돌 방지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시의원은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옮길 때마다 가족회사가 해당 상임위 소관 사업을 수의계약 등으로 따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22년 7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전국 광역·기초의회 20곳을 조사한 결과 지방의원 가족 회사와 지자체 산하 기관 간 부적절한 수의계약은 1391건(약 31억 원 규모)에 달했다. 이에 대해 최 의장은 “영국은 지방의원과 배우자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업은 공개된 등록부에 올리도록 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국민 누구나 그 등록부를 열람할 수 있어 외부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여건에 맞는 보완책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의장은 최근 논란이 된 지방선거 공천 과정의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부산시의회에서 지방선거 출마자가 공천권자를 후원할 수 없도록 정치자금법 개정을 요구하겠다고 했다”며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으로서 지방의회의 의견을 모아 조례 제정부터 법 개정까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지방의원 무급 봉사직 회귀’ 주장에 대해서는 “의정 활동은 전문성과 책임성이 매우 높은 일”이라며 “보수와 역할을 축소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일이고 그 피해는 결국 시민의 몫”이라고 했다.
최 의장은 지방의회 의원들이 더욱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별도의 지방의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지방의회 관련 규정이 지방자치법 일부 조항에만 담겨 있어 의회 역할과 권한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 그는 “국회의원은 1인당 보좌진이 9명인 반면 지방의원은 정책지원관 1명이 시의원 2명을 동시 지원하는데 지방의회가 조직권, 감사권, 예산 편성권도 갖지 못한 탓에 이런 문제조차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김 전 시의원의 가족회사 수의계약에 대한 감사 역시 서울시의회가 아닌 서울시가 맡고 있다.
서울시의회 첫 여성 의장으로 2024년 7월 취임한 최 의장은 여성 맞춤형 정책 마련에도 기여했다. 그는 “임기 동안 여성 택시 운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기사들이 30분 정도 화장실에 갈 때 공영 주차장에 무료 주차할 수 있도록 조례를 만들었고, 가사 돌봄 기간도 경력으로 인정해 시에서 인증서를 제공하도록 했다”고 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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