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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민들 “정권 교체 아닌 국가 붕괴”···전쟁 장기화에 ‘반정부 동력’도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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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사살 후 한때 ‘환호’ 목격됐지만
사상자 급증·주요 시설 파괴에 여론 급변
“이 정권, 더욱 잔혹해지고 끔찍해질 것”
경향신문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고문 알리 샴카니의 유족과 지인들이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거대한 국기 아래 앉아 있다. EPA연합뉴스


전쟁이 장기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정권 교체에 관해 한발 물러서는 반응을 내비치자 이란 내에서도 정권 전복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정권 교체라는 당초 목표를 유보하는 듯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란인들이 실망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공습 직후 대이란 공격의 목적이 정권 교체에 있음을 강조하며 이란 국민의 반정부 시위를 독려해 왔으나 최근에는 정권 교체를 확신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 민병대가 반정부 시위대를 사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그런 일(정권 교체)은 일어날 것이지만 아마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란 국민이) 거리로 나설 수 있게 이슬람혁명수비대와 바시즈 민병대 등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면서도 “이란 국민이 정권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사살한 후 한때 환호하는 시민들이 거리에서 목격되기도 했으나 이후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엄격하게 통제해 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전날 국영 IRIB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새로운 소요 사태가 발생하면 지난 1월8일보다 더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이란 당국은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가까이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했고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당시 사망자가 7000명 이상이라고 집계한 바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란 내 사상자가 늘어나고 주요 시설들이 파괴되자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 내 여론은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HRANA는 이날 전쟁 발발 이후 이란에서 민간인 1319명과 군인 112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주택 8000채 이상이 파손됐으며 담수화 시설과 연료 저장시설 등 민간 시설도 타격을 받았다.

테헤란대 학생 아미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7일 테헤란의 샤흐런 저유소를 공격한 후 양국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아미르는 “이제 미국과 이스라엘이 별다른 계획이 없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며 “설령 정부가 이 저유소들을 사용했다고 해도 우리 같은 평범한 이란인들은 이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는데 어쩌라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강경 군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지지를 받는 인물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되며 정권 교체의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전쟁을 지지했다는 테헤란의 한 주민은 WSJ에 “이 정권은 이전보다 더 강해지고, 잔혹해지고, 끔찍해질 것이며 사람들은 맞서 싸울 무기가 없다”고 말했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회의 이란 전문가 엘리 게란마예는 “많은 이란인이 이번 사태가 정권 교체보다는 국가 붕괴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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