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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육상 선수가 10km 뛰면 몇 분 나오나요?"[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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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기대주 이은빈 인터뷰③
국내 최정상급 100m 선수가 장거리를 뛰어도 빠를까?
이은빈이 일반인 러너들에게 남긴 조언
이우섭의 페이스메이커, 러닝의 모든 것
'러닝 인구 1천만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체 인구의 약 20%가 전국 각지를 두발로 누비고 있습니다. 기자가 직접 달리며 러닝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겠습니다. 독자들과 속도를 맞추며 함께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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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주 경기 준비하는 이은빈. 윈윈스포츠컴퍼니 제공



육상 100m 달리기 선수가 마라톤을 뛰면 어떤 기록이 나올까요?

'여자 단거리 기대주' 이은빈(광주시청)의 100m 개인 최고 기록은 11초 76입니다. 2025년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는 11초 91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1위를 차지했고, 자신이 나선 종목 대회 4연패를 달성했습니다. 또 작년 5월 구미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여자 400m 계주의 1번 주자로 나서 한국 신기록(44초 45) 수립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도중 문득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러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떠올려 볼 법한 질문인데요.

'이런 선수가 마라톤을 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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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준비하는 이은빈. 윈윈스포츠컴퍼니 제공



이은빈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에 불고 있는 '러닝 열풍'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도 숨김 없이 털어놨습니다.

단거리 선수가 바라보는 '마라톤 붐'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은빈은 혀를 내둘렀습니다.

"정말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뛴다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라톤을 뛰시는 분들이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장거리를 뛰어 보니까 엄청나게 힘들던데… 제가 하고 있는 단거리 종목보다 더 힘들다고 느낀 적 있어요."

이은빈이 졸업한 전남체육중학교, 전남체육고등학교는 육상계에서도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체력이 늘지 않을 수가 없는 환경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은빈은 "제가 100m 선수라 다행"이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저는 육상 선수지만 체력이 안 좋아요. 하하하. 제가 나온 학교(전남체중·고)는 훈련 많이 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인데요. 저는 거기서도 체력이 안 늘었어요. 하하하. 같은 종목 다른 선수들은 전부 체력이 느는데 저만 안 늘더라고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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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을 기다리는 육상 100m 선수들. 윈윈스포츠컴퍼니 제공



궁금함을 참지 못 하고, 결국 물어봤습니다. '국내 여자 단거리 최강자 이은빈이 10km를 전력으로 뛰면 몇 분 정도 나오나요?' 잠시 생각하던 이은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10km를 전력으로 뛰어본 적이 없어요"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대신 "훈련 때 5km까지 뛰어본 적은 있어요. 전력은 아니고, 몸을 푸는 조깅 수준으로 뛰었는데 27분 정도 나왔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단거리 선수가 장거리를 뛰는 경우가 많은지 묻자, "아무래도 단거리 선수들한테는 부상 위험이 있어서, 장거리를 자주 뛰지는 않아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은빈은 자신의 주종목인 100m를 달렸을 때와 장거리를 뛰었을 때 느낀 차이점도 설명했습니다.

"단거리는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을 때 뛰게 돼요. 순간 폭발적으로 달리고 끝내는 느낌이에요. 반면 장거리는 생각이 많을 때 뛰면 좋을 것 같아요. 천천히 오래 달리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또 원하는 만큼 달리고 나면 뿌듯한 마음도 들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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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확인 후 뿌듯해하는 이은빈. 윈윈스포츠컴퍼니 제공



단거리 선수로서 러닝을 즐기는 일반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이은빈은 "저보다 일반 러너들이 더 잘 뛰실 것 같은데"라며 웃었지만, 이내 진지한 '전문가 모드'로 바뀌었습니다.

"우선 팔 동작이요. '팔치기'가 크면 안 돼요. 100m에서는 팔치기를 통해 앞으로 나가는 힘을 만들어 내요. 하지만 장거리를 달리려면 팔의 움직임이 많으면 안 돼요. 당장 저만 해도 100m를 뛸 때와 200m를 뛸 때 팔치기 강도 차이가 커요. 팔을 처음부터 크게, 많이 움직이면 금방 지쳐버려요.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빠르게 소진돼요."

"또 자기만의 레이스를 펼쳐야 해요. 이건 단거리와도 비슷해요. 장거리도 결국에는 기록 경기잖아요. 그래서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해요. 짧게 뛰든 길게 뛰든 남들 페이스에 휘말리기보다는 자기 리듬을 유지하면서 달리는 게 가장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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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이은빈. 윈윈스포츠컴퍼니 제공



트랙 위 100m 안에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하는 스프린터의 세계와 각자의 속도로 완주를 향해 달리는 마라토너의 세계. 달리는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이은빈이 말한 핵심은 하나입니다.

"자기만의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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