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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하르그섬 타격에 이란, UAE 푸자이라항 보복…글로벌 석유 공급망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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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이란 원유 수출 90% 하르그섬 군사시설 타격...트럼프 "석유시설 제외"
이란, 개전 후 첫 비미국 UAE 푸자이라 타격에 석유 선적 중단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미 해병 2500명 이동, 지상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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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의 에너지 시설 방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FP·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이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바깥의 핵심 우회 수출 거점인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를 공격하면서 일부 석유 선적 작업이 중단됐다.

미군은 하르그섬의 군사시설 90여 곳을 타격하면서도 석유 인프라는 보존했다고 밝혔고, 이란은 이에 대응해 미국과 연계된 역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푸자이라를 겨냥했다.

하르그섬 공격과 푸자이라 피격이 맞물리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원유·정제유 수출 차질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역내 공급 위기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 이란, 푸자이라 항구 타격, 선적 중단…개전 후 첫 '비미국 자산' 보복 현실화

이란은 14일 오전(현지시간) 걸프 지역의 석유·경제 인프라를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섰고,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곳은 푸자이라 항구였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푸자이라 항구의 일부 원유·정제유 선적이 중단됐다. 화재는 진화됐지만 항구 정상화 시점은 아직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자이라 당국은 요격된 드론의 파편이 떨어지면서 항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불은 자정 직후까지 이어진 진화 작업 끝에 통제됐으며 이 과정에서 요르단 국적자 1명이 경상을 입었다. 현장에서는 두 갈래의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목격됐고, 이란 국영방송은 푸자이라 석유 수출항구가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공격이 실제로 석유 선적 거점의 가동 차질로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는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보복 공격으로 해석된다. 이번 공격은 이란이 개전 이후 처음으로 비(非)미국 자산 공격을 공개 경고한 뒤 곧바로 현실화한 사례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동 내 미국 회사 또는 미국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UAE 내 항구·부두·군사 시설을 미국의 이해가 걸린 '정당한 표적'이라고 규정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은 푸자이라뿐 아니라 두바이의 제벨 알리 항구와 아부다비의 할리파 항구 인근 주민들에게도 대피를 촉구했다.

푸자이라 공격은 걸프 전역으로 확산되는 이란 보복 공격의 일부다. UAE 국방부는 이날 이란이 UAE를 향해 탄도미사일 9발과 드론 33대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4발의 탄도미사일과 다수의 드론을, 사우디아라비아는 알카르지로 향하던 6발의 탄도미사일을 각각 요격했다. 쿠웨이트의 아흐메드 알 자베르 공군기지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군인 3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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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가 7일(현지시간) 찍은 이란의 하르그섬./EPA·연합



◇ 미군, 이란 경제 심장 '하르그섬' 정밀 타격…석유 시설은 보존

이란의 전면 보복에 앞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미국은 하르그섬을 선제 타격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하르그섬에 대한 대규모 정밀 타격을 통해 기뢰 저장시설과 미사일 저장 벙커 등 군사시설을 포함한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군이 공개한 영상과 당국자 설명을 토대로 공항과 군사시설이 타격받았지만 석유시설은 공격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WP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이 하르그섬 방어를 증강하려는 조짐을 포착하고 이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타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습이 섬 장악을 위한 미국 지상군 상륙의 사전 정비 작업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르그섬 공격 이후 미국과 이란은 모두 석유 시설은 타격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석유 인프라를 공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석유 시설은 파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이터·블룸버그는 이란 측도 원유 수출 터미널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하르그섬을 이란의 '왕관보석'이라고 부르며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선박 통과를 계속 방해할 경우 석유시설 공격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해당 항로를 책임져야 하며 미국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기지에서 미군 공중급유기 5대가 파괴됐다는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해당 보도를 "의도적으로 오해를 유발하는 가짜뉴스"라며 "항공기들은 파괴되지 않았고 4대는 거의 손상이 없으며 나머지 1대도 약간의 손상만 입었을 뿐 곧 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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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 PBS가 2월 22일(현지시간) 찍은 이란 하르그섬./AFP·연합



◇ 멈춰선 푸자이라 항구…호르무즈 우회 '원유 동맥' 위협받다

푸자이라 항구는 이란의 해협 봉쇄에 맞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우회 수출 거점이다.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 오만만에 위치해 이란의 통제를 우회할 수 있으며, 아부다비 유전과 연결된 아부다비 원유 송유관과 합샨-푸자이라 송유관의 종착점이다.

로이터는 이 항구가 하루 약 100만배럴의 머반유를 실어 나르며 이는 세계 원유 수요의 약 1%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푸자이라에서는 지난해 하루 평균 170만배럴이 넘는 원유와 정제유가 선적됐다고 전했다.

푸자이라의 저장 능력은 1800만 입방미터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저장 및 블렌딩 허브로 꼽힌다. 동시에 중동 최대 규모의 정제유 상업 저장 거점 가운데 하나로, 원유뿐 아니라 정제유와 선박연료 시장까지 직접 연결돼 있다.

로이터는 푸자이라가 2025년 해상 연료 판매량 기준 세계 4위 항구였으며 비티티아이(VTTI)·비톨(Vitol)·아드녹(ADNOC)·보팍(Vopak) 등 글로벌 업체들이 이 항구에서 저장·혼합·선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도 푸자이라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회 수출 경로는 중동 공급을 세계 시장으로 연결하는 몇 안 되는 통로다. 이런 항구가 공격받아 선적이 멈춘 것은 우회 수출망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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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선 소스 블레싱(Source Blessing) 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두바이 북쪽 걸프 해역에서 갇혀 있는 모습으로 한 선원이 찍어 AFPTV를 공개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AFP·연합



◇ 이란 수출 90% 책임지는 하르그섬, 글로벌 공급망의 '뇌관'

미군이 타격한 하르그섬은 이란 정권의 경제적 생명줄로 꼽힌다. 로이터는 하르그섬이 이란 해안에서 약 26㎞ 떨어진 깊은 수역에 있어 대형 유조선 접안이 가능한 핵심 수출 거점이며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처리한다고 전했다. WP도 이 섬이 이란 석유 기반 경제의 중심이며 정부 재정과도 직결된다고 평가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 산호섬의 저장 용량은 약 3000만배럴에 이른다. 로이터는 3월 초 기준 약 1800만배럴이 저장돼 있었고 전쟁 직전 이란의 수출은 하루 217만배럴 수준으로 늘었으며 2월 16일이 낀 주에는 하루 379만배럴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JP모건 분석을 인용해 전쟁 직전 이란이 하르그섬에서 하루 300만배럴이 넘는 선적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또 이란산 원유가 올해 들어 중국의 해상 원유 수입의 11.6%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NYT 등은 이란이 서방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섀도 함대'를 동원해 거래해 왔다고 분석했다.

◇ 미 해병 2500명 중동 증파…하르그섬 지상전 관측 '고조'

하르그섬 타격 이후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AP통신·NYT 등에 따르면 약 2500명의 미군 해병이 승선한 최대 3척의 군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WP는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출발한 해병원정대에 상륙정·헬기·F-35 전투기와 약 800명의 보병 대대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WP는 이 전개가 하르그섬과 직접 연관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하면서도 해당 부대가 상륙작전과 섬 점령 임무에 특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하르그섬 군사시설 공습이 단순한 응징을 넘어 향후 지상 작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 정비 작업일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사상 최대 원유 공급 위기 직면...인명 피해 3750명

이번 공방의 파급 효과는 즉각 에너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쟁 2주 만에 브렌트유가 40%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하르그섬 인프라가 실제 손상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하루 200만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업계가 분석한다고 보도했다.

인명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주간 전쟁으로 역내 전체 사망자가 3750명에 이르렀으며 이 가운데 이란 내 사망자가 3000명을 넘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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