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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포츠 관광의 핵심은 ‘팬덤’…야구장 응원은 킬러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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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025년 4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 중인 대만 학생들. / 한국관광공사



“한국 스포츠 관광의 강점은 e스포츠나 태권도처럼 세계적 인지도를 갖춘 종목에 한국만의 독특한 ‘팬덤 문화’가 결합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역동적인 참여형 야구 응원 문화’는 독보적인 킬러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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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호철 한국관광공사 테마콘텐츠팀 팀장 - 서울대 불문학 학사·경영학 석사(MBA)



반호철 한국관광공사 테마콘텐츠팀 팀장은 한국의 스포츠 관광을 이렇게 평가했다. 전 세계 관광 시장에서 스포츠 관광은 더 이상 ‘틈새’가 아니다. 유엔 관광기구(UN Tourism)에 따르면, 스포츠 관광은 글로벌 관광 수입의 약 10%를 차지하며, 일반 관광보다 체류 기간이 길고 소비 지출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2024년 3월 ‘스포츠관광활성화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스포츠 관광 육성에 나섰다. TF 출범 초기부터 현장에서 뛰어온 반호철 한국관광공사 테마콘텐츠팀 팀장은 “스포츠 관광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머무르는 고부가가치 경험형 관광”이라며 “K-콘텐츠가 동기 부여를 하고, 스포츠 활동으로 더 오래 체류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포츠관광활성화TF를 출범한 배경은.

“스포츠 관광은 일반 관광 마케팅과 달리 경기 운영 주체나 종목별 협회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한 소통이 필수적인 전문 영역이다. 그간 공사가 쌓아온 관광 네트워킹에 스포츠라는 전문성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자 전담 조직을 꾸렸다. 출범 첫해 e스포츠만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파이널, 발로란트 월드 챔피언십을 활용해 외국인 관람객 1239명을 유치했다. 또 태권도 성지순례(617명), 국립공원 연계 트레킹(822명), 동계 스포츠(1만6000명) 분야에서도 모객을 확대했다.”

많은 관광 카테고리 중 ‘스포츠’에 주목한 이유는.

“핵심은 ‘계절적 한계 극복’과 ‘고부가가치 창출’이다. 통상 1~2월은 방한 관광 비수기지만, 눈이 없는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적기이기도 하다. 한국의 우수한 스키 리조트와 강습 프로그램을 결합한 체류형 상품은 비수기 관광 수요를 견인하며 국내 관광산업의 틈새를 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관광은 단순 경유형이 아니라, 강습과 체험을 동반해 체류 기간이 길고, 숙련도 축적을 위한 재방문 경향이 뚜렷하다. 즉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쉽다.”

한국의 스포츠 관광의 강점과 약점은.

“강점은 소프트웨어다. e스포츠·태권도 같은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종목에 한국 특유의 팬덤 문화가 결합해 있다. 특히 야구장에서 보이는 ‘역동적인 참여형 응원 문화’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킬러 콘텐츠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한 ‘삐끼삐끼 춤’처럼, 한국 야구장은 경기장을 거대한 공연장으로 만드는 에너지가 있다. 실제 2025년 4월 고척 스카이돔 경기에 유치한 대만 학생 단체 104명은 한국의 응원가와 퍼포먼스에 열광했다.

반면 약점은 하드웨어다. 경기장·숙박·쇼핑이 결합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인프라가 선진 시장 대비 부족하다. 외국인 관점의 정보 접근성과 예매 편의성도 개선이 필요하다.”

e스포츠와 태권도 등 특화 상품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우리는 이를 ‘팬덤 기반의 성지순례’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e스포츠의 경우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페이커(Faker·이상혁) 선수가 활약하는 LCK 관람과 한국 PC방 문화 체험을 연계해 호응을 얻었다. 태권도는 무주 태권도원을 중심으로 전 세계 수련생을 유치하고 있다. 참가자는 ‘동경하던 본고장을 직접 경험한다’는 점에서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이는 높은 만족도와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스포츠 관광객 유입에도 영향을 미치나.

“한류는 여행지 결정의 핵심 요인이다. 특히 가족 단위 관광에서 자녀의 선호가 강하게 작용한다. 동경하는 아이돌·배우가 찾은 스키장, 드라마 속 설경 촬영지를 경험하려는 자녀의 열망이 가족의 한국행으로 이어진다. 결국 한류는 ‘방한 유인’이 되고, 스포츠는 ‘체류 유인’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 스포츠 관광의 산업적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한 지역은 어디인가.

“서울이다. 서울 마라톤 같은 대형 이벤트, 고척 등 도심 구장 접근성, K-응원 문화가 어우러져 ‘어반 스포츠(Urban Sports)’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경복궁·한강 같은 랜드마크와 러닝·응원·K-컬처가 결합해 ‘달리고, 응원하고, 즐기는’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관광 연계형 스포츠 모델은 해외 도시와 차별화된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 관광 대국 도약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보다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경기장을 단순히 시합이 열리는 장소가 아니라, 숙박과 미식,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일본 야구장이 온천과 사우나를 즐기는 복합 시설을 구축했듯, 경기가 없는 날에도 관광객이 찾아와 즐기게 해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외국인 전용 좌석 사전 확보, 다국어 예매·결제, 현장 영문 안내 강화 등이 필요하다. 해외 스포츠 팬은 보통 3개월에서 1년 전부터 한국 원정 관람을 준비하기 때문에 지자체와 조직위의 충분한 리드타임 확보가 핵심이다.”

3~5년 뒤 한국 스포츠 관광의 위상을 전망한다면.

“두 축으로 전망한다. 하나는 ‘K-콘텐츠와 결합한 독보적 체험 시장’의 정착이다. 응원 문화와 팬덤 기반의 e스포츠 투어는 하나의 독립된 관광 장르로 자리 잡아, 전 세계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0~2004년생)가 반드시 경험해야 할 콘텐츠가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사계절 스포츠 강국’으로서 입지 강화다. 스키·마라톤·트레킹 등 계절별 특화 상품을 고도화해 연중 내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선순환 구조를 장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대만에서 시작한 ‘야구 응원 문화 상품’을 미국과 일본으로 확장하고, 농구·배구 등으로 종목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해 말 서울 마라톤과 업무 협약을 기점으로 외국인 러너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 세계 스포츠 팬의 버킷리스트가 일상이 되는 나라’로 만드는 게 목표다.”

Plus Point
日 의 스포츠 관광 청사진 2032년까지 202억불 목표

일본은 2032년까지 스포츠 관광 시장을 약 202억달러(약 29조6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는 2022년(87억9000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하는 수치다. 전략은 세 가지다.

첫째, 종주국 스포츠의 문화 자산화다. 일본은 자국의 전통 무도(武道)인 스모를 훈련장 체험, 선수의 고단백 식단 체험(창코나베) 등과 결합해 관광 상품으로 확장했다.

둘째, 스포츠와 로컬 인프라의 결합이다. 훗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 홈구장 에스콘필드는 온천과 사우나를 갖춘 복합형 구장으로, 경기가 없는 날에도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역할을 한다.

셋째, 동계 스포츠의 지역 연계 전략이다. 폭신한 설질을 활용해 나가노·홋카이도 리조트를 묶은 통합 관광 패키지를 운용, 관광객에게 ‘일본의 겨울’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있다.



김은영 기자(key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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