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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감정 등 수사 진행 중 ‘스토킹 살해’···접근금지·전자발찌는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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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민들이 2022년 10월17일 서울 중구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 모여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경기 남양주시에서 성범죄 전력으로 인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 중인 40대 남성이 교제했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후 도망치다 검거됐다. 스마트워치 지급과 전자발찌 부착 등 당국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스토킹 보호 대상인 여성이 참극을 당한 것이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8분쯤 남양주시 오남읍의 한 길거리에서 20대 여성 B씨가 흉기에 찔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B씨는 범행 직전인 오전 8시56분쯤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112로 구조를 요청했다.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의 B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40대 남성 A씨는 차량을 이용해 B씨에게 접근한 뒤 범행 후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으며, 이날 오전 10시8분쯤 경기 양평군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두 사람은 과거 사실혼 관계로, B씨는 과거 여러차례 A씨를 가정폭력과 스토킹 등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A씨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 적용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A씨는 B씨에게 전화·문자·SNS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이 금지됐고, 주거·직장 등 100m 이내 접근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지난해 5월 A씨가 임시조치 2·3호를 결정을 받자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맞춤형 순찰과 112시스템 등록 등 피해자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약 두 달 후인 같은 해 7월 종료됐다.

이후에도 A씨가 접근하자 B씨는 올해 1월22일 경찰서를 찾아 상담했고,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다시 지급하고 맞춤형 순찰 등 보호 조치를 재개했다. 그러던 중 같은 달 28일 B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A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의심 장치가 발견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곧바로 스토킹 및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고소했고, 법원은 A씨에 대해 잠정조치 1∼3호를 결정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후 사건의 책임관서를 구리경찰서로 지정하고 지난 2월27일 구속영장 신청과 유치장 구금을 할 수 있는 잠정조치 4호 신청을 검토하도록 지휘했다. 하지만 실제 구속영장 신청과 잠정조치 4호 신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면 영장 신청 등을 검토할 방침이었다”고 설명했다. 국과수 감정을 의뢰하면 결과는 통상 1~2개월 후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속영장 신청 등 구인 조치 없이 국과수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에 이 같은 참극이 벌어진 것이다.

전자발찌도 경보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부착한 전자발찌가 B씨와 관련된 범죄나 보호조치로 부착한 것이었다면 100m 이내 접근 시 B씨 휴대폰 앱을 통해 경보가 울렸겠지만, A씨가 부착한 전자발찌는 B씨와 관계 없는 과거 다른 성범죄로 인해 부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날 A씨는 검거 당시 차 안에서 불상의 약을 먹은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중이다.

경찰은 치료를 마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 피해자의 신고 이력과 경찰의 대응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재발 가능성 있는 관계성 범죄에 대해 전수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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