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북부에서 이란 방향으로 발사되는 미사일. 연합뉴스 |
바레인에서 이란 방향으로 미사일이 발사되는 영상이 확인됐으며, 이는 걸프(페르시아만) 국가에서 이란에 공격이 가해진 것으로 확인된 첫 사례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가 확인한 영상에는 미사일 2발이 공중으로 발사되면서 하늘에 하얀 연기 자국이 남는 모습이 담겨 있다. 첫째 미사일의 발사대는 건물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지만, 둘째 미사일을 발사한 이동식 발사대는 미국제 M142 하이마스 트럭이라고 NYT는 실명과 직함을 밝힌 전문가 2명의 영상 판독 의견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영상은 지난 7일 소셜 미디어로 처음 공개됐던 것으로, NYT는 이 영상이 주거지역과 공항에서 가까운 바레인 북부의 한 장소에서 촬영됐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바레인은 미국 해군 제5함대 사령부 소재지다.
다만 미사일 발사 주체가 바레인군인지 미군인지는 영상만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NYT는 이번 하이마스 미사일 발사는 미군에 의해 이뤄졌을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부사령부의 그간 발표 내용에 따르면 미군이 이번 전쟁에 다연장 로켓 체계인 하이마스(HIMARS)를 사용해온 것은 확실하다.
미 국무부는 바레인에 하이마스 발사대 4대를 판매하는 방안을 작년 8월에 승인했으나, 그 후로 인도가 이뤄졌다는 소식은 공개된 바 없다. 하이마스와 같은 복잡한 고성능 무기는 거래 승인 후 실제 인도까지 몇 년이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바레인에 상시 주둔 중인 외국군은 미군과 영국군뿐이며, 영국군은 하이마스를 운용하지 않는다. 미 국방부의 한 공보 담당자는 바레인에서 이란 방향으로 이뤄진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NYT 질문에 답변을 거절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전쟁이 시작된 이래 미군기지를 둔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미국의 이란 공격에 협조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페르시아만 국가들 대부분은 자국 영토나 영공을 이란 공격에 사용토록 허용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란과의 전쟁에 지금보다 더 깊숙하게 휘말리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페르시아만 국가들 내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숨진 민간인은 최소 12명이다. 이 밖에 미군 7명과 페르시아만 국가의 군인과 국경수비대원 등 6명이 숨졌다.
바레인 정부는 NYT에 보낸 입장문에서 “(바레인군은) 그 어떠한 공격작전에도 참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바레인 정부는 해당 영상이 바레인에서 미군이 진행한 작전을 보여주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바레인 정부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래 이란은 바레인을 향해 미사일 100여발과 드론 191대를 발사했다. 이 중 대부분은 요격됐으나 일부는 방공망을 뚫고 정유소, 호텔, 담수화시설 등 인프라를 파괴했으며, 지난 10일에는 29세 바레인 여성이 수도 마나마에서 이란의 공습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바레인 국민의 다수는 이슬람 종파들 중 이란의 국교와 같은 ‘시아파 12이맘파’이다. 하지만 왕실은 수니파 무슬림이며, 이 때문에 바레인 왕실은 이란이 바레인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해 비우호적 태도를 취해왔다. 바레인은 또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아랍 국가들 중에서는 비교적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나라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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