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에서 발견된 2500만원. 인천 중부경찰서 제공 |
인천의 한 조용한 주택가, 무심코 버려진 20리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 안에서 현금 2500만 원이 발견되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돈의 주인은커녕 행방을 짐작할 만한 단서조차 나오지 않아 경찰이 애를 먹고 있다.
◆지문도 CCTV도 ‘무용지물’… 안갯속 행방
14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인천 동구 금곡동의 한 빌라 옆. 60대 시민 A씨는 헌 옷을 수거하기 위해 쓰레기봉투 안을 살피다 놀랐다. 봉투 안에는 헌 옷과 함께 한국은행 띠지로 묶인 5만 원권 현금 뭉치 5개가 고스란히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신고를 받은 인천 중부경찰서는 즉각 주인 찾기에 나섰다. 유실물 통합포털 공고는 물론 지역 신문에 광고를 내고, 습득 장소 주변에 전단까지 붙였다. 심지어 인근 수십 세대를 일일이 방문하는 ‘저인망식 탐문’까지 벌였으나 “내 돈이다”라고 나서는 이는 없었다.
기대를 걸었던 과학 수사도 성과가 없었다. 돈다발과 봉투에서 지문 감식을 진행했지만 주인을 특정할 생체 정보는 나오지 않았고, 현장을 비추는 CCTV 영상에서도 의심스러운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치매 노인의 쌈짓돈? 혹은 범죄 자금?”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볼 때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치매 노인의 실수’다.
실제로 2024년 경기 안산에서는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러닝머신 속에서 4800여만 원이 발견됐는데, 소유주는 치매를 앓던 90대 노인이었다. 같은 해 울산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된 7500만 원 역시 80대 노인이 재개발 보상금을 숨겨뒀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와 연루된 검은 돈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정당한 돈이라면 경찰이 집집마다 방문했을 때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경찰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국은행 등을 통해 현금의 유통 경로를 추적 중이다.
◆6개월 뒤에도 주인 없으면 습득자 품으로
현행 유실물법에 따르면, 이 돈의 운명은 앞으로 5개월 뒤에 결정된다. 공고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세금을 제외한 2500만 원 전액은 처음 발견해 신고한 A씨에게 돌아간다.
만약 그사이에 주인이 나타난다면 A씨는 법에 따라 전체 금액의 5~20% 범위 내에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쓰레기봉투를 버릴 수 있는 주변 주택을 모두 탐문하고 한국은행까지 찾아갔으나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주인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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