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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막다 전화위복…日도 배우러 온 수상태양광[넷제로케이스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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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국내 최대 98MW 규모 충남 서산시 '대호호 수상태양광'
파도 막기 위해 세운 소파제가 뜻밖에 조류 배설물 문제 해결
2GW 수상태양광 추진 중인 새만금서도 벤치마킹
'잘 된 수상태양광'으로 소문나며 4개국·국내기관 약 30곳 견학
사업자, 주민·지자체 만남 740여회…지하 전력망 설치로 주민수용성 높여

[편집자주] 녹색전환·탄소배출 저감은 거대한 과제이지만 동시에 할 수 있는 데에서부터 구체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머니투데이가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전환을 향해 가는 '현재 진행형' 사례들을 매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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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호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전경/사진제공=한국동서발전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대호호. 바다를 막아 만든 거대한 호수 위로 태양광 패널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면적 약 119만㎡, 축구장 약 160개 넓이의 이 패널들은 98메가와트(MW) 규모의 국내 최대급 수상태양광인 '대호호 수상태양광 발전소'다.

매년 약 1억3000만킬로와트아워(kWh), 약 3만8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이곳은 이제 국내에서 '수상태양광의 교과서'로 유명해졌다. 일본·베트남·스리랑카·콜롬비아 등 해외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 운영 방식을 살펴갔고, 국내에서는 '기가급' 수상태양광 건설을 추진 중인 새만금 측 관계자들을 포함해 약 30개 기관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했다.


골칫거리 파도 해결하려다…뜻밖의 효과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대호호는 지리적으로 바다와 맞닿아 있다. 바다를 막아 조성된 호수라 바람이 불면 파도가 거세게 일어난다. 보통 산으로 둘러싸인 저수지 위에 설치되는 수상태양광과 달리 파도를 막아야 하는 또 다른 난제를 안고 사업이 시작됐다. 부유식 구조물이 흔들리거나 설비가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파도를 막기 위해 발전소 가장자리에 소파제(파도를 막는 구조물)를 설치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효과가 나타났다. 새들이 패널 위가 아니라 소파제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수면 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철새들의 휴식 공간이 되기 쉽다. 패널 위에 쌓이는 새의 배설물은 발전 효율을 떨어뜨리고 유지관리 비용을 높인다. 다른 지역의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는 패널이 하얗게 덮일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했다. 대호호 사업에서도 같은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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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태양광 옆에 길게 설치된 소파제. 하얀 부분이 조류의 배설물이다/사진=권다희 기자



하지만 이 문제는 뜻밖의 방식으로 해결됐다. 바로 소파제에 새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다. 전문가들은 소파제 위치가 패널보다 낮아 새들이 물고기를 잡기 유리하기 때문에 조류가 이곳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조류 배설물이 패널에 거의 쌓이지 않게 되면서 사업자 측은 큰 유지관리 부담을 덜게 됐다. 12일 찾은 대호호 수상태양광 현장에서 본 소파제 위에는 하얗게 새 배설물이 쌓여 있었지만 패널은 깨끗한 상태였다.

이 사업을 초기부터 담당한 신원식 한국동서발전(이하 동서발전) 당진발전본부 신재생운영팀장은 "파도를 막기 위해 설치한 소파제가 결과적으로 조류 문제까지 해결하는 역할을 했다"며 "운영 초기 예상과 달리 패널 청소를 하지 않고도 운영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4년 11월 상업운전 개시 이후 패널을 인위적으로 청소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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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호 수상태양광 개요/그래픽=윤선정, 사진=권다희 기자




주민 설득에 4년…반대하던 주민들 이제는 환영

기술적 난제보다 더 어려웠던 것은 주민 수용성이었다. 대호호 인근 운산1리 전병운 이장은 "처음에는 다들 반대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저수지 위에 패널을 설치하면 수질이 오염되는 것 아니냐', '물 위에 패널이 떠 있으면 경관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업을 추진한 동서발전은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4년 넘게 지역을 찾아다니며 설명회를 이어갔다. 지방자치단체, 이장단 협의회, 인근 마을 등 지역사회와 협의한 횟수만 750회에 육박한다. 마을회관을 찾아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수상태양광이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환경 영향을 설명했다. 32개 마을 주민들의 질문과 우려를 하나씩 해소하는 방식이었다.

주민 요구에 따라 전력망 지중화도 물리적으로 가능한 대부분의 구간에서 진행했다. 전력망을 지하에 매설하면 기존보다 공사비가 7배 이상 더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송전선로 지중화가 점차 일반화하는 추세라고 한다. 지역 지원 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신원식 팀장은 "노후 주택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주민 주거 환경 개선을 지원했다"며 "지역과 함께 가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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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호 수상태양광 → 대산변전소 지하 전력선(지중송전선로) 개요/그래픽=윤선정




"농촌 고령화에 태양광 필요"

공사 금액의 약 30%에 해당하는 공사를 서산 지역 업체로 진행하기도 했다. 소통과 지원 사업이 병행되면서 시간이 흐르자 주민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운산3리 김석호 이장은 "처음에는 낯설어서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사업이 진행되면서 지역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준공 이후 발전설비 98MW 가운데 4MW의 발전 수익을 인근 마을에 나누자 주민들은 이제 수상태양광을 누구보다 반긴다. 김석호 이장은 "마을로 들어온 발전기금은 비료나 비닐 같은 농자재 구입을 포함해 다양한 지역 사업에 쓰고 있다"며 "지역 입장에서는 매우 유익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다음 주 서울로 가는 마을 주민들의 단체 관광 경비도 발전 수익으로 마련했다.

김 이장은 "주민들이 여러 효과를 체감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태양광 사업이 또 추진된다면 이제는 대체로 긍정적일 것"이라며 "우리 마을도 70~80대가 대부분이고 시골은 고령화로 농사 지을 사람이 점점 줄고 있어 그런 측면에서도 태양광 사업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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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호 수상태양광 사업추진 일정/그래픽=윤선정



서산(충남)=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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