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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준비 본격 시작…불신 속 ‘전술적 휴전’ 어디까지 이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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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허리펑 15~16일 파리 회동
이란 전쟁과 짧은 실무준비 기간 여파
양측 모두 불신 속 ‘전술적 휴전’ 추구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10월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한다. 미·이란 전쟁과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발표 이후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세 갈등 휴전과 안정적인 미·중 관계를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는 오는 15~16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만나 합의한 관세 휴전을 1년 연장하는 방안과 펜타닐 문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항공기 추가 구매, 중국의 희토류 수출 보장과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 해제 등이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중국 상무부는 13일 “양측은 두 정상의 부산 정상회담과 이전 전화 통화에서 도출된 중요한 합의를 바탕으로 상호 관심사인 무역과 경제 문제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 아래 우리 팀은 미국의 농부와 근로자, 기업을 최우선으로 하는 결과를 계속 도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의 방중은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11월 이후 약 9년 4개월 만이다.

정상회담을 둘러싼 미·중 안팎의 기대감은 다소 낮아진 상태다. 미·이란 전쟁이 정상회담 이전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을 결정한 뒤 중국의 우방인 이란을 공격하면서 중국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연달아 ‘정권교체’를 시도한다고 보고 미국의 속내를 의심하는 기류도 있다. 신화통신은 미국의 이란 공격을 두고 “미국에 협상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진정한 길이라기보다는 군사 공격 재개 전 전술적 휴전에 가깝다”고 논평했는데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한 평가로 해석된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 방중 당시 시 주석은 고궁박물원(자금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안내하며 환영했지만 불과 몇 달 뒤 1차 무역전쟁이 시작됐다는 트라우마도 이번 환대 수준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 위협이 두드러지면 정상회담 초점은 ‘대만 문제’로 옮겨 갈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대만 무기 판매를 보류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로 해석됐지만, ‘대만 무기 판매 보류’를 조건으로 미국이 중국에 강한 요구를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상회담 준비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불만이 중국 측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해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실무급 인사들로 구성된 인사들이 이달 초 베이징에 도착해 정상회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때에는 수개월 전부터 실무단이 준비해 왔는데 이번에는 준비 기간이 한 달가량에 불과한 것이다.

중국 측 실무자들은 짧은 준비 기간에 불만을 내비치며 빈손 회담을 전망하고 있으며, 미국 측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할 기업단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취소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된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전술적 휴전’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4연임 여부를 결정할 내년 당 대회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양국관계를 안정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미국의 이란 공격을 비판했지만 관계 안정화를 꾀하고 있고 희토류 대체 공급선을 찾지 못한 미국은 회담에서 어떠한 갈등도 피해야 할 동기가 있다”며 베선트 장관과 허리펑 부총리의 파리 회담이 회담 준비 과정의 불명확한 요소들을 해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개시를 선언한 만큼 이 문제 역시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필요가 있다. 중국 상무부는 13일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301조 조사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적 조치로 국제 경제·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미국 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의 올바른 궤도로 돌아오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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