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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부활 논쟁’에 법조인 양성제도 문제 다시 점화···“로스쿨 제도 보완”엔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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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최근 정부가 옛 사법시험 제도를 되살릴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법조인 양성 제도를 둘러싼 법조계 의견들이 교차하고 있다. 현행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이지만, 사법시험을 되살려야 하는지를 놓고선 입장이 갈린다.

대한법학교수회와 한국법조인협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지난 12일 일제히 로스쿨 제도와 사법시험 제도에 대한 입장을 제각각 밝혔다. ‘청와대가 사법시험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인데, 청와대가 직접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음에도 법조계의 기대와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시 부활 논쟁은 사법시험의 대안으로 등장해 현재 운영 중인 로스쿨 제도가 법조인 양성 과정에서 오히려 과거보다 더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는 지적에서 출발한다. 로스쿨은 법조인이 되는 문턱을 낮추고 다양성과 전문성을 가진 법조인을 기른다는 취지로 2007년 도입됐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시행되면서 비판도 적지 않게 나온다.

사법시험에 ‘올 인’하던 ‘고시낭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대표적이다. 실제 로스쿨 졸업생들은 5년 내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을 박탈당하는데, 이런 사람이 지난해 기준 1918명으로 집계됐다. ‘변시낭인’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른 셈이다.

사시 존치를 주장해온 대한법학교수회는 지난 12일 입장문에서 “로스쿨 제도는 독점적 구조로 고려말 음서제도로 전락해 완전히 실패했다”며 “사법시험 폐해로 지적된 사항이 그대로 로스쿨 제도의 폐단으로 답습되고 오히려 더 크고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변호사 시장에서도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매년 너무 많은 변호사가 배출되면서 ‘공급 과잉’ 문제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등록 변호사 수는 4만397명으로 2006년 1만명 수준에서 약 20년 사이 4배 늘었다. 변호사 1인당 월별 사건 수임 건수는 2008년 약 7건이었으나 2021년 기준으로 약 1건 수준까지 급감했다.

그러나 로스쿨 제도의 폐해를 사시 부활로 해결해야 할지를 두고선 법조계 의견이 서로 충돌한다. 대한법학교수회는 ‘신 사법시험’ 제도를 도입해 법조인 선발 제도를 다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사·검사가 되는 ‘공직 사법관시험’과 일반 변호사 자격증만 부여하는 ‘자유직 변호사시험’으로 법조인 배출 경로를 이원화하자는 논리다.

형사·사법제도 등에 목소리를 내온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MK 파트너스)도 이런 주장에 호응했다. 김 변호사는 전날 SNS에 프랑스의 이원화된 법조인 양성 제도를 거론하며 “판사·검사 선발을 위한 사시 부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전문성의 확보”라며 “장점이 99%인데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적었다.

현행 로스쿨 제도 안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모인 한국법조인협회는 지난 12일 입장문에서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란 로스쿨 제도의 대원칙을 무너뜨리고 시험을 통한 선발로의 회귀는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퇴행적 발상”이라며 “법조인 양성 제도의 개선이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법조계와 재학생이 폭넓게 참여하는 충분한 공론화 절차를 먼저 거쳐라”라고 주장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역시 지난 12일 로스쿨 교육의 실질적 개선 방안을 공개 논의하는 ‘미래 법학 교육 개혁포럼’을 설립한다고 밝히면서 현행 제도 내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로스쿨 제도의 한계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사시 부활 논쟁을 두고 “소모적 논쟁”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대식 협의회장(서강대 로스쿨 교수)은 “소모적인 논쟁에 머무르기보다 중지를 모아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법학 교육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를 시작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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