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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용 전환해야”… 지식산업센터 공실률 55%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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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식산업센터연합회와 G밸리산업협회가 2025년 9월 서울 금천구 G밸리 기업시민청에서 연 '지식산업센터 생존을 위한 대토론회'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연합회 제공



유망한 상업용 부동산 투자처로 꼽히던 지식산업센터(지산)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과잉공급 악순환에 빠져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주거·숙박시설 등으로 용도 전환을 추진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심 내 주택 공급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4일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가 설립한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지식산업센터 용도전환 검토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 후반 과잉 인허가된 지산 물량이 2024~2025년에 집중 준공됐다. 그러나 핵심 수요층인 정보통신기업(ICT) 창업 기업 수가 생태계 위축으로 빠르게 줄면서 입주 수요는 급감했다. 수도권의 경우 지식산업센터 평균 미분양률이 40%대에 이르고 전체 공실률도 55% 수준에 이른다.

연구원은 현재 공실인 지식산업센터는 물론 유휴 부지까지도 주거 용도로 변경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는 높은 층고와 넓은 기둥 간 거리 등 가변적 평면 구조를 적용하기 쉬워 채광·환기가 유리하고 다양한 평면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주거 시설 전환 시 비용 절감과 조기 공급이 가능해 악성 공실 해소와 도심 내 직주근접 주거 물량 확보가 동시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식산업센터 용도 변경 길을 열어달라는 목소리는 최근 들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9월 지식산업센터연합회와 G밸리산업협회가 연 ‘지산 생존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아파트는 공급탄력성이 낮아 공급에 10년 정도는 걸리는 만큼 지식산업센터를 주거 공급에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했다. 지산의 입주 업종이나 지원시설 비율 관련 제약을 풀어 공유숙박이나 실버타운, 어린이집 등 다양한 주거·편의시설을 도입해 공실 문제를 해소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산은 여러 기업이 입주하는 집합건물로, 일종의 ‘아파트형 공장’이다. 과거 2020~2022년 부동산 호황기 때는 규제가 강화된 아파트를 대체하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처로 각광받았지만, 과잉 공급과 경기 침체로 인해 물류센터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이 3030건으로 떨어지면서 최근 5년 이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금액 역시 1년 전보다 20% 넘게 감소해 1조2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현행 건축법에서는 상업시설을 주거시설로 바꾸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기본 요건으론 우선 해당 대지가 주택 건설이 가능해야 하는데, 보통 지식산업센터가 있는 일반공업지역에는 기숙사 정도까지만 지을 수 있다. 용도를 충족해도 지식산업센터는 창고형으로 길고 넓은 구조여서 정화조, 소방 등 주거시설 건축 기준이 까다로워 리모델링에 손이 많이 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토교통부는 올해 ‘상가·업무시설 용도 변경 지원 방안’을 담은 특별법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건축공간연구원을 통해 탄력적 용도 전환 방안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구도심 내 빈 건축물, 신도시 내 상업·업무시설 공실률을 파악하고, 기존 건축물의 탄력적인 용도 전환을 활성화할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 9·7 주택 공급 대책에도 공실 상가, 업무시설(오피스)의 용도 전환을 통해 도심 내 비(非)아파트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를 단순 거주용 목적으로만 바꾸자는 게 아니고 관광객을 위한 캡슐호텔이나 젊은 창업가들이 찾는 공유숙박 등 필요한 용도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지식산업센터의 공장 비율을 축소하고 지원시설 비율을 늘리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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