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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보러 갔다 결제까지’…유통가 뒤흔드는 IP 팬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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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 편의점 매대 앞에는 캐릭터 굿즈가 포함된 세트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단순히 초콜릿을 사기 위해서라기보다 ‘지금 아니면 못 사는 한정판 경험’을 손에 넣기 위한 움직임에 가깝다. 유통업계 전반에서 지식재산권(IP)을 앞세운 팬덤 소비 경쟁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세계일보

편의점 3사가 화이트데이를 맞아 기획한 캐릭터IP 협업상품. 세븐일레븐(왼쪽), CU, GS25(오른쪽), 세븐일레븐, CU, GS25 제공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CU·GS25 등 주요 편의점들은 화이트데이 시즌을 맞아 인기 캐릭터 협업 상품 구성을 대폭 강화했다. 세븐일레븐은 산리오 캐릭터 협업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고, CU는 포켓몬과 텔레토비 등 세대 공감형 IP를 활용한 기획 상품을 확대했다. GS25 역시 어린이 팬층이 두터운 ‘캐치! 티니핑’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선보이며 집객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일부 점포에서는 캐릭터 굿즈가 포함된 기획 세트가 일반 할인 상품보다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뷰티 업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에뛰드가 캐릭터 ‘가나디’와 협업해 선보인 일부 제품의 경우 키링과 거울 등 굿즈가 포함된 구성이 출시 직후 빠르게 품절되며 관심을 끌었다. 기능 중심의 화장품 소비에서 나아가 ‘소장 가치’ 자체가 구매 결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홈쇼핑 업계는 캐릭터를 넘어 인물과 콘텐츠 자체를 하나의 IP로 키우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온스타일이 선보인 강연형 커머스 콘텐츠 ‘더 김창옥 라이브’는 상품 설명보다 공감 스토리와 소통을 전면에 내세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방청 참여 경쟁이 치열하게 나타나는 등 고객 몰입도가 높아지는 흐름도 감지된다.

상품 기능 설명 중심이던 기존 방송과 달리 라이프스타일 제안과 정서적 공감 요소를 강화하면서 콘텐츠 경험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아동 전문 라이브 커머스 IP인 ‘맘만하니’ 역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며 충성 고객 기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소비 심리 변화를 지목한다. 경기 불확실성과 물가 부담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일상에서 작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감정 소비’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SNS를 통한 인증 문화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한정판 캐릭터 상품이나 협업 굿즈는 단순한 제품을 넘어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상징적 소비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이제 물건 자체보다 그 물건을 둘러싼 이야기와 경험을 함께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팬덤을 보유한 IP는 협업 상품과 독점 콘텐츠로 확장성이 높아 향후 유통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굿즈 하나를 손에 넣기 위해 매대를 서성이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가격보다 ‘이야기’가 지갑을 여는 시대, 유통가의 경쟁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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