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및 기초단체장 후보자 면접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 노선 문제를 놓고 강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전격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13일 언론에 공지한 ‘사퇴의 변’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퇴 이유에 대해 “이번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려 했다”며 “그러나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공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며 “당의 단합과 지방선거의 승리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이 위원장은 지난달 12일 임명된 지 29일 만에 사퇴했다. 지난달 19일 공관위가 공식 출범한 지 22일 만이다.
당연직 공관위원인 정희용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공관위 회의 말미에 대구, 부산 경선 방식에 대해 이 위원장이 생각하는 방향과 공관위원들 간에 약간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공관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구, 부산 공천과 관련해 어제 지도부와 충돌이 있었던 것 같다”며 “거취 표명으로 지도부에 요청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보수 지지세가 강한 이들 지역에 대해 ‘변화와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식의 공천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사퇴의 결정적인 요인으로는 보수 ‘텃밭’ 대구 지역에서 ‘혁신 공천’을 시도하려는 의사가 관철되지 못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위원장은 공천 신청 접수 전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이 원하는 파격은 의외로 단순하다. 이번 공천에서 욕먹을 각오, 불출마 권고할 용기, 내부 반발을 감수하는 결단 세 가지가 없다면 국민의힘은 또다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파격 공천’을 암시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광역단체장 공천과 관련해 전국적인 구인난 속에서도 대구에 인지도를 앞세운 인사들이 대거 몰린 것을 두고 비판적인 시선이 제기됐다.
아울러 장 대표와 오 시장이 당 노선 문제를 놓고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이 이 위원장의 사퇴 시기와 맞물린 것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정 사무총장은 ‘이 위원장이 서울시장 문제로 사퇴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자세한 사안은 이 위원장 본인께 여쭤봐야 한다.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도 “(어제 회의에서) 서울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 사퇴는 서울시장 공천 추가 접수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 위원장을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정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이 위원장을 찾아뵙고 모셔 와야죠”라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대구 등 지역의 공천에 대한 이 위원장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예상외로 공관위원장 공백 사태가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