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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소리 나는 이명 잦다면..."귀 덜 막는 헤드폰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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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기자] 우리 몸은 어딘가에 이상이 생겼을 때 다양한 형태로 경고 신호를 보낸다. 뚜렷한 외부 자극 없이 귀에서 비정상적인 소리가 감지되는 이명(耳鳴) 역시 그중 하나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보니 일시적인 피로 탓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경우에 따라 혈관 이상 등 중증 기저 질환을 암시하는 전조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비인후과 신정은 교수(건국대학교병원)는 "지속적인 이명이 있다면 단순한 불편함으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원인 감별에 나서야 한다"라며 "평소 귀를 완전히 밀폐하지 않는 개방형 헤드폰을 사용하는 등 청각을 보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명이 보내는 위험 징후의 특징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일상 속 습관까지 알아본다.

갑자기 귀에서 '삐-' 소리가 날 때가 있습니다. 이명 증상일까요?
맞습니다. 외부 자극 없이 귀안에서 들리는 소리라면, 어떤 소리든 이명에 해당합니다. 이비인후과 교과서에도 "정상 성인의 약 75%가 살면서 두세 번 이명을 경험한다"고 나와 있을 만큼 흔한 현상이에요. 다만 이명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질환이 있는 건 아닙니다.

피로 누적이나 스트레스가 주원인인가요?
가장 흔한 원인은 맞습니다. 그런데 빈혈이나 혈액순환 저하 같은 내과적 원인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어요. 가끔씩 들리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아래 두 가지에 해당하면 병원을 찾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 빈도: 매일 1시간씩 3주 이상, 혹은 2~3일에 한 번씩 같은 소리가 반복될 때
▷ 강도: 소리가 점점 커지거나 하루 종일 지속될 때

이명이 난청이나 치매와 연관될 수도 있나요?
이명은 질환이 아니라 증상입니다. 그리고 이명을 가장 많이 동반하는 질환이 바로 난청이에요. 따라서 이명이 있는 분들 중 난청이 많고, 난청은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습니다. 이명 자체가 직접 치매를 유발한다기보다는, 그 배경에 있는 난청이 연결 고리가 되는 거라 보시면 됩니다.

이명 증상이 나타나면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건 '박동성 이명'입니다. 심장 박동과 같은 템포로 '쿵쿵' 소리가 들린다면 빠르게 진료를 받아보세요. 귀 주위 혈관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외에 귀 주위 근육 이상으로 '드드득, 뚜르둑, 찌리릭' 같은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고요. 매미 소리, 바람 소리, '삐-' 같은 전형적인 이명 소리도 너무 자주, 오래, 크게 들린다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반면 피곤할 때 간헐적으로 1년에 한두 번 정도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마다 소리가 다르게 나타나나요? 실제 치료 사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네. 이명 소리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19살 여성 환자가 '따닥딱딱' 하는 소리가 난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입을 벌릴 때마다 이관 주위 근육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거였어요. 입 안쪽에 보톡스를 주사해서 해결한 사례였습니다.

또 책 읽기를 좋아하는 환자분이 있었는데, 아이 셋을 낳은 후 책 읽을 시간이 없어지면서 이명이 더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했어요. 검사상으로는 호전됐는데도 주관적 불편감이 남아 있었던 거죠. 그런데 책을 읽을 때는 이명이 덜 들린다고 하더군요. 이명 습관화 치료의 일환으로 독서 시간을 확보해 드렸고, 남편분도 진료실에 불러 설득해 주말과 퇴근 후에 육아를 분담하게 했더니 결국 증상이 잘 잡혔습니다.

병원에서는 이명을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나요?
가장 먼저 청력검사를 합니다. 이명의 가장 흔한 원인이 난청인 만큼, 난청 여부를 먼저 감별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어서 이명의 강도와 주파수를 측정해 원인을 좁혀나가죠. 내원하시는 분의 70~80%는 이 두 가지 검사로 충분하고, 나머지는 내과적 검사나 경우에 따라 MRI까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생활 습관으로 이명을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원인을 진단하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명이 언제 심해지는지 악화 요인을 파악하고 조절하는 것도 핵심이에요. 실제로 이명약을 7~8가지씩 드시던 환자분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전혀 조절되지 않고 있었어요. 콜레스테롤 약 하나로 수치를 제대로 잡아드렸더니 이명이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원인 자체는 완치가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악화 요인은 충분히 조절하고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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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이 뇌나 다른 기관과 연관되기도 하나요?
네. 이명의 원인은 단순 피로부터 뇌혈관 종양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넓습니다. 실제로 21살 남성 환자가 3주째 이명과 간헐적 어지럼증을 호소해 MRI를 찍었더니 뇌동맥류가 발견된 사례도 있었어요. 이후 가족들도 검사했더니 누나와 어머니도 동일한 소견이 나왔습니다. 이명은 가볍게 지나칠 수도 있지만, 가볍게 봐선 안 되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3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면 귀 건강에 나쁠까요?
그렇죠. 소리를 들을 때는 귀가 열려 있는 상태가 가장 자연스럽고 건강한 방식입니다. 이어폰을 끼면서 귀를 막으면 소리가 반사돼 하울링처럼 다시 들어오고, 청각 세포가 이를 방어하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는데요. 같은 소리를 같은 시간 들어도 귀를 막은 상태에서는 청각 세포 피로도가 훨씬 높고, 난청이 더 빨리 올 수 있습니다.

골전도 이어폰은 그나마 안전한가요?
일반 이어폰보다는 안전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어요. 골전도는 저음역대를 전달할 때 에너지가 커지는데, 낮은 음은 크게 들어도 불편함이 덜해 자기도 모르게 볼륨을 계속 올리게 됩니다. 특히 시끄러운 환경에서 쓰면 저음 에너지가 과도하게 커져 오히려 더 해로울 수 있어요. 조용한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소음이 심한 곳에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 어떤 이어폰을 쓰는 게 좋을까요?
의외일 수 있지만, 완전 밀폐형 고급 이어폰보다 약간 헐렁하게 착용되는 저렴한 헤드폰이 귀 건강에는 더 낫습니다. 완전히 밀폐되지 않아 소리가 일부 새나가고, 외이도 자극도 적기 때문이에요. 인이어 이어폰은 외이도염이나 귀지 축적 같은 문제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명으로 고민하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명의 원인을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난청이지만, 그 외에도 원인은 다양하고 악화 요인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본인의 증상을 잘 관찰하고,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이명을 대하는 관점입니다. 흔히 이명을 '귀의 문제'로만 생각하지만, 귀는 소리를 감지할 뿐 이를 최종적으로 분석하고 '인식하는' 기관은 뇌입니다. 따라서 청각 기관의 기능 저하로 인해 발생한 이상 신호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물리적 완치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리를 인식하는 주체인 뇌가 이명 소리에 적응하여 이를 불필요한 소리로 걸러내도록 돕는 '습관화 치료' 등을 활용하면 주관적인 고통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명은 뇌의 인지 과정을 훈련하고 악화 요인을 조절함으로써 얼마든지 극복해 낼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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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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