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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와도 수술방 못 열어” 정형외과 의사들, 절박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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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학회 “중증도 인정 안 돼 수술 축소”
“개원가 인력 유출 늘면 종국엔 환자 피해”
서울경제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에 진료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인 정책이 되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난이도와 관계 없이 정형외과 수술이 일괄 경증으로 취급돼, 진료와 수술이 축소되면서 결국 환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정책과 연동된 중증도 산정 체계로 인해 최근 현장에서 고령의 고관절 골절 환자가 제때 수술받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은 의료전달체계 최상위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본래 역할에 맞게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구조를 재편하는 사업이다. 참여 병원들은 중증 진료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고 일반병상을 줄이게 되며, 중환자실이나 4인실 이하 병실의 입원료 등에 대해 더 높은 수가를 적용받는다. 현재 47개 상급종합병원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학회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의 중증도 기준이 현장 상황과 동떨어져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대부분 중증에 포함되는 암 수술과 달리, 정형외과의 경우 질환 코드가 세분화돼있지 않아 고난도·고위험 수술 상당수가 중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척추수술은 한 마디를 하든 다섯 마디를 하든 일괄 단순진료질병군으로 분류돼, 경증 취급을 받는다.

김학선 대한정형외과학회장(연세의대 교수)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진료질병군에 포함되지 않는 정형외과 수술방이 축소되고 있다”며 “특히 고관절 주위 골절 및 악성 연부조직 종양처럼 실제로는 고위험·고난도 수술인데 일반진료질병군으로 포함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제도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실제 현장에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형외과 분야의 중증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불합리한 구조가 고착화되며 인력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정형외과 지도전문의 873명 중 133명이 사직해 15.2%의 사직률을 나타냈다. 지방의 경우 사직률이 19.1%에 달했다. 상급종합병원 내 정형외과 입지가 좁아지다 보니 개원가로 떠나는 의료진도 속출하고 있다. 업무 강도와 수술 난이도가 높고 위험 부담이 큰 수부외과나 소아 정형외과의 경우 점점 지원자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 회장은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정형외과 전문의 부족과 수술실 배정 축소로 인해 즉각적인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속 중증 정형외과 수술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술 난이도와 위험도를 반영해 중증도 산정 체계를 정교화하고 정형외과의 고위험·고난도 수술이 필수의료 체계 내에서 명확히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며 “상급종합병원이 고난도 정형외과 수술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합리적 보상 체계와 제도적 보호 장치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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