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낮 시간대 요금은 내리고 저녁 시간대는 올리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한다. 태양광 등 발전량이 넘치는 낮 시간대에는 수요를 늘리고 일몰 이후에는 전기 사용을 억제한다는 목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 열린 321차 전기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전력 당국은 전력 수요에 따라 하루를 △경부하 △중간부하 △최대부하 시간대로 나눠 다른 요금을 적용해왔다. 수요가 높은 최대부하 시간대는 높은 요금을 받고 수요가 낮은 경부하 시간대 요금은 깎아주는 형태다.
이 시간대를 태양광발전 패턴에 맞춰 조정한 것이 이번 개편안의 핵심이다. 기존에는 오전 11시~낮 12시와 오후 1~6시가 최대부하 시간대였다. 핵심 업무 시간인 낮에 높은 요금을 받아 수요를 억제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태양광발전 설비 용량이 30GW를 넘어서자 낮 시간대에 오히려 전기가 남아 출력제어를 하는 현상이 빈번해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최대부하 시간대를 오후 3~9시로 바꿨다. 이렇게 하면 일사량이 가장 많아 태양광발전량이 폭증하는 오전 11시~오후 3시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중간부하 요금이 적용돼 전기 사용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또 일몰과 함께 태양광 발전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퇴근시간대의 요금이 높아져 전기 사용을 억누르게 된다. 이번 부하 시간대 개편은 가정용과 산업용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업을 대상으로는 시간대별 전기요금도 조정된다.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산업용 을’ 요금 사용자에 한해 심야부터 새벽 시간에 적용되는 경부하 요금은 1㎾h당 5.1원 높이고 최대부하 요금은 1㎾h당 13.2~16.9원 낮추는 방식이다. 경부하 요금 인상 폭보다 최대부하 요금 인하 폭이 더 커 기업의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더해 전력 수요가 바닥을 기는 봄·가을 주말 오전 11시~오후 2시에는 산업용 을 및 전기차 충전용 전력 요금을 50% 할인해 수요를 견인한다. 이 같은 개편안은 한 달의 준비 기간을 거쳐 4월 16일부터 시행된다.
기후부 관계자는 “지난해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산업용 을 요금을 쓰는 기업의 97%인 3만 8000개사의 요금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평균 부담 완화액은 1㎾h당 약 1.7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요금이 싸지는 최대부하 시간대는 하루 6시간 적용되는 데 비해 요금이 비싸지는 경부하 시간대는 하루 10시간이어서 주야간 구분 없이 24시간 설비를 가동하는 일부 사업장의 경우 오히려 전기요금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 기후부는 일부 기업의 우려를 반영해 원하는 경우 개편안 적용 시점을 약 6개월 유예해 줄 방침이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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