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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산업 위기론에 머리 맞댄 전문가들···“개발자 역할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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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에이전틱 인공지능(AI)시대 소프트웨어(SW) 산업 및 인재양성 대응방안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위기 속에서도 기회 요인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AI가 사람 대신 코드를 짜더라도 이를 설계하고 검증하는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메디컬인텔리전스사업부문장은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에이전틱 AI 시대, 소프트웨어 산업 및 인재 양성 대응 방안’ 간담회에서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소프트웨어 산업 종사자들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지난 1월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워크’를 출시한 이후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대의 종말) 우려가 커진 탓이다. 클로드 코워크는 대화만으로 문서 요약, 데이터 분석 등 업무 자동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에이전틱 AI 서비스다.

생성형 AI 발달에 따라 자연어로 개발 의도와 요구사항을 전달하면 AI가 코드를 짜주는 개발 방식인 ‘바이브 코딩’이 확산했다. 이에 소프트웨어 기업에도 변화가 생겼다. 송 부문장에 따르면 기획자의 경우 자료조사·화면 설계와 같은 작업을 AI가 보조해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지만, AI 결과물에 대한 적합성 검토 및 디테일 보정 작업이라는 새로운 업무가 생겼다. 개발자는 기본 코드 작성 및 디버깅(오류를 찾아내 수정)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절약된 자원은 AI 코드의 무결성 검증, 시스템 최적화 등 고차원적인 작업에 투입된다.

송 부문장은 “바이브 코딩은 분명한 이점을 제공하지만, 통제와 검증이 요구되는 새로운 개발 방식”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브 코딩의 이점으로 개발 속도 및 생산성 향상, 비개발자와 개발자 간 협업 강화, 학습 및 진입장벽 완화, 반복작업 자동화 및 개발 집중도 향상을 들었다. 한계로는 복잡한 아키텍처 대응의 어려움, 유지·보수 복잡성 증가,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 보안 및 데이터 유출 우려를 언급했다.

송 부문장은 “AI는 단일 또는 독립적인 기능 구현에는 강하지만, 복잡한 아키텍처 설계와 구조적 판단에는 한계가 있어 장기적인 확장성과 일관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대응해야 할 건 소프트웨어 영역이 기능 단위로 전문화돼 에이전트들끼리 협업해 처리하는 구조로 변해간다는 것”이라며 “(코딩 기술 자체보다는) 세법·인적자원관리(HR) 같은 도메인 지식(특정 분야에 대한 이해)을 가진 사람이 코딩을 어떻게 할지 지시하고 정의하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인재상이 바뀌고 있는 만큼 ‘코딩’ 위주에서 ‘설계 및 검증’ 중심으로 대학 교육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산업계 인사들은 AI 도입으로 신입 채용이 줄어드는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는 직접 코드를 작성하지 않고 AI로 코딩하는 방법을 배우는 ‘현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업을 진행한다. 성민혁 카이스트(KAIST) 전산학부 교수는 해당 수업을 담당하는 강사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코드를 어떻게 작성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검증하고 활용할지를 가르쳐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라스트 20%’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코드 중 80%는 AI가 작성해주지만 여전히 20%는 사람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자본에 따른 AI 활용 격차도 교육계의 고민거리다. 성 교수는 “학생들이 ‘돈을 많이 쓸수록, 비싼 AI 모델을 쓸수록 성적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이런 부분에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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