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개편안을 공개할 계획
비판론자들은 금융 시스템 약화 우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형 은행의 자본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추진됐던 은행에 대한 자본규제 강화 방안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사실상 월가의 승리로 평가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ㆍ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셸 보면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카토연구소 정책포럼 연설에서 “바젤3 은행 규제의 최종 단계를 이행하기 위한 규정안을 조만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이 규정안에는 글로벌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GSIB)의 자본 규제 조정안이 담겼다. 이 규정은 은행이 잠재적 손실에 대비해 얼마나 많은 자본을 적립해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그는 “이번 조정은 실제 위험 수준에 맞게 규제를 보다 정교화하는 것”이라며 “자본 규제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은행 시스템의 근본적인 기능인 실물 경제에 대한 신용 공급 능력이 훼손된다”고 설명했다.
보먼 부의장은 더 나아가 금융업계의 주장에 동조하며, 최근 몇 년 동안 은행 산업 전반의 자본 수준이 꾸준히 증가해 온 것은 잘못된 방향이었고 해로운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이러한 합리적인 변화들이 합쳐지면 대형 은행의 자본 요건이 2019년 수준에 맞춰 소폭 낮아질 것”이라고 알렸다.
보먼은 이러한 규정안을 조만간 공개하고 다음주 이사회 회의에서 해당 제안에 대해 표결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후에는 90일간의 업계 및 대중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에 최종 규정 확정은 연말까지 걸릴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는 이는 은행업계 입장에서는 엄청난 반전이라고 평했다. 앞서 연준을 포함한 미 은행감독 당국은 2023년 SVB 파산 사태 이후 은행권 건전성 우려가 커진 점을 반영해 자본 요건 약 19% 상향을 요구했고, 은행업계는 반발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을 마이클 바에서 금융규제 완화론자인 보먼 현 부의장으로 교체했었다.
이번 주 초 모건스탠리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현재 대형 은행들이 1750억달러 이상의 초과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규정이 명확해지면 은행들은 이 자금을 대출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에 활용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이터는 이번 규정 변경은 광범위한 자본 규제 개편의 일환으로,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월가 은행들이 수년간 추진해 온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으로는 규정 완화가 금융 시스템의 안전 장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가 나온다. 특히 미국·이스라엘 측과 이란 간의 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충격과 사모 대출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규제 설계에 관여했던 민주당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 번도 해결되지 않은 자본 체계의 심각한 결함을 방치하고, 우리 경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취약한 규칙을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 mint@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