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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랑 똑같은데?" 기름값 상한 첫날...주유소 가격표 변동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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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의 유가 정보 간판 모습. 이곳은 휘발유를 리터당 2347원에 판매 중이었다./사진=박상혁 기자.



정부가 13일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으나 서울 도심 주유소의 실제 판매 가격은 여전히 1800원 후반에서 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일부 주유소가 가격을 소폭 낮췄으나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이번 조치가 정유사 도매가격에 한정된 만큼 소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주유소는 이틀 연속 휘발유 가격을 조정해 리터(ℓ)당 1878원에 판매 중이었다. 지난 5일 가격(1898원)보다 20원 내린 수준이다. 해당 주유소 관계자는 "정부가 도매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소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가격을 추가로 조정해 상한 가격에 근접하게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자 이날 자정부터 석유 최고가격 상한제를 시행했다. 석유 가격에 상한선이 설정된 건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이다. 정부는 정유사의 공급 최고가격을 △보통휘발유는 리터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는 1713원 △실내등유는 리터당 1320원으로 지정했다.

다만 일부 주유소는 아직 가격 조정에 나서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를 전날과 같은 리터당 2365원에 판매 중이었다. 경유는 2260원, 등유는 1800원이었다.

해당 주유소 관계자 50대 A씨는 "아직은 기존 가격대로 판매 중이며 향후 가격을 더 내릴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유소마다 운영 방식과 사정이 달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점에 대해선 의문"이라며 "셀프 주유소의 경우 가격 조정 폭을 더 키울 수 있지만 직원을 고용한 주유소는 조정 폭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 관계자 50대 김모씨도 "회사에서 별도 지침이 내려온 게 없어 휘발유는 기존대로 리터당 2347원에 판매 중"이라며 "적정 마진을 어떻게 책정할지 고민이지만 200원 정도는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땅값 등 고정비 부담이 커 가격을 쉽게 내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정부 조치에 대해선 환영하면서도 아직 체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성윤씨(34)는 "기름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버스를 이용하는 등 자차 이용을 줄이고 있었는데 이런 조치가 나와 반갑다"면서도 "가격이 좀 내려가면 주유할 생각"이라고 했다.

주유소 관계자들은 공급가 하락이 소비자 판매가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통 단계를 거쳐 주유소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시차가 발생하는 데다 현재 보유 중인 재고가 상한제 시행 전 '비싼 가격'에 들여온 물량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비자 가격이 빠르게 인하되도록 정유·주유소 업계의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가격 담합 등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석유시장 점검 회의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통상적으로는 주유소 재고가 있어 가격 반영까지 2~3일에서 일주일 정도 시차가 있으나 이번에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가 함께 동참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나타난 가격 인하 흐름처럼 제도 시행 효과가 이미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1시30분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날 대비 26.16원 하락한 리터당 1872.62원을, 전국 경유 평균 판매가는 전일 대비 34.83원 내려간 리터당 1884.14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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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나타나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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