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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 10년 새 4분의 1로 줄어 10곳 중 8곳 ‘의사 없는 보건소’···취약지 우선 배치·순회진료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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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6~7년간 농어촌 의료 공백 지속 가능성
비대면 진료와 시니어 의사 활용 등 확대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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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이미지


전공의 수련 공백 등의 여파로 올해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가 98명으로 급감하면서 농어촌 의료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올해 전국 읍·면 보건지소 10곳 중 8곳에서 ‘상주 의사’가 사라진다. 정부는 공보의를 의료 취약지에 우선 배치하고, 의사가 없는 보건지소는 간호사(보건진료전담공무원)가 진료를 하거나 보건소 의사가 주기적으로 지소를 도는 순회진료 및 비대면진료를 활용해 공백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13일 공보의 인력이 급감함에 따라 지역의료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 대책을 수립·추진한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의과 공보의 전체 복무인원은 593명으로, 지난해 945명에서 37.2% 줄었다. 2017년 2116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신규 편입 인원은 98명으로 복무만료 인원 450명 대비 충원율은 2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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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제공


공보의는 현역 사병(18개월)과 복무기간 격차(공보의 36개월), 의대 여학생 비율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이 맞물려 지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여기에 의·정 갈등 여파로 의대생 군 휴학까지 증가하면서 2031년까지 공보의 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편입 규모는 2027년까지 100명 미만에 그치고, 2028~2031년에도 100명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복무 인원이 1000명 이상 통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건 2032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6~7년간 농어촌 의료 공백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읍·면 단위 공보의 미배치 보건지소 비율은 지난해 59.5%에서 올해 82.1%까지 상승했다. 특히 민간의료기관도 없는 일차의료취약지 보건지소 532곳 중 393곳(73.9%)이 의사 없이 운영해야 하는 처지다. 공보의가 우선 배치되는 곳은 도서·벽지 등 139개(26.1%)에 불과하다. 보건지소는 시·군·구 단위 보건소 아래 읍·면별로 1개씩 설치된 하부 의료기관으로, 1일 평균 진료 건수는 4.3건에 불과하지만 인근에 병의원이 없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의료 창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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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제공


이에 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은 ‘핀셋 배치’와 ‘기능 개편’이다. 공보의는 접근성이 가장 열악한 일차의료취약지 보건지소에 우선 배치한다. 보건소에 배치된 공보의는 관할 보건지소를 주 2~3회 순회진료한다. 공보의가 없는 보건지소는 지역 여건에 따라 총 4가지 유형으로 개편한다. 우선 일차의료취약지에 속하는 미배치 보건지소 393곳은 3가지 유형으로 개편한다. 간호사인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이 상시 의과 진료를 제공하는 ‘통합형’(151개소), 보건지소를 보건진료소로 전환하는 ‘진료소전환형’(42개소), 보건소 배치 공보의가 주기적으로 도는 ‘순회진료형’(200개소) 등이다. 나머지 1개 유형은 민간의료기관이 충분한 비취약지 지역에 적용하는 ‘건강증진형’으로, 주민 밀착형 건강증진 기능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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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보건의료기관 기능 개편 방향. 보건복지부 제공


비대면 진료와 시니어 의사 등 기존 인력 활용도 확대한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농어촌 어르신을 위해 보건소 간호사 및 행정인력 등이 비대면 진료를 안내·보조하는 1단계 모델을 먼저 도입하고, 이후 취약지 특화 모형을 별도 개발할 방침이다. 현재 도서·벽지와 일부 취약계층에 한정된 의약품 재택 수령(약 배송) 대상도 일차의료취약지 읍·면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임상 경험이 풍부한 60세 이상 전문의를 보건소 등에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시니어 의사 지원사업’도 계속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역보건의료체계 전반을 개편한다. 정부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소규모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권역별 거점 중심으로 통폐합해 진료 허브를 만드는 ‘거점화’ 작업을 추진한다. 인구와 면적이 넓은 지역은 거점 보건지소에 의사 인력을 집중 배치해 내과 중심 외래와 경증 응급처치 등을 담당하는 ‘권역거점형’을 도입한다. 규모가 작은 지역은 보건소에 인력을 모으는 ‘보건소집중형’을 적용할 계획이다.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협의도 추진한다. 현역 사병의 두 배에 달하는 복무기간이 공보의 지원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이를 단축해 지원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2027년 입학하는 지역의사제 인력이 2033년부터 배출되면 이들을 지역보건의료기관에 연계 복무하도록 하는 중장기 인력 기반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공보의 규모 급감으로 지역보건의료체계 개편은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취약지 지역주민이 계신 곳 어디서든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촘촘한 의료안전망을 구축함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지역보건의료체계로의 혁신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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