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송은영 전 이태원역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당시 지하철이 이태원역에 무정차했다면 사고 위험이 크게 줄어들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13일 공개됐다. 반면 당시 이태원역장은 “인파가 줄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시 참사 당일이 돼도 무정차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청문회 둘째 날인 13일 참고인으로 출석한 권순조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10·29 이태원역에 대한 공간밀집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2022년 10월29일 이태원역에서 내렸던 인파는 일주일 전에 비해 4.4배였던 8만1000명, 지하철에 탔던 인파는 2.6배였던 4만8000명이었다. 연구진은 단위 면적 당 사람 수에 따라 총 6단계로 나누어 위험을 평가했다. 압사 사고는 강한 압력이 일정 시간 지속돼야 하는 특성에 따라서 각 위험단계가 얼마나 자주 나와서, 얼마나 지속됐는지도 평가했다.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평가 결과 ‘무정차 조치’가 있었다면 위험 수준의 밀도인 ‘주의’~‘심각’ 단계가 나타나는 빈도가 뚜렷하게 줄었다. ‘주의’~‘심각’ 단계는 무정차 조치가 없으면 참사 당일 기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중 2시간30분 정도 발생했는데, 무정차 조치가 됐으면 ‘절반’ 수준까지 위험 단계 지속 시간이 줄었다. ‘주의’~‘심각’ 단계가 장시간 지속하는 일은 무정차 조치가 됐다면 아예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도 연구됐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 결과에도 증인으로 나온 송은영 당시 이태원역장은 “무정차 조치로도 역내 인파가 줄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시 참사 날로 돌아간다고 해도 무정차 조치를 하지 않겠냐’는 질의에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역 무정차를 두고선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송 전 역장은 무정차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찰에서 별도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병주 당시 서울 용산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은 “송 전 역장이 참사 3일 전 있었던 간담회 등에서 자신이 현장에서 판단해서 무정차 조치를 할 수 있으니 협의하자고 말했다”며 “참사 당일 오후 9시쯤에도 지하철 무정차 통과가 가능하냐고 물었다”고 맞섰다. 송 전 역장은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맞섰다. 다만 참사 5개월 전 작성된 ‘특별수송계획추진안’에는 역장 판단으로 무정차 조치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송 전 역장은 ‘지하철역을 관할하는 역장이 바깥의 상황은 모른다는 것이냐’는 질의에 “내린 승객들이 어디로 갈지는 모른다”며 “역 내만 담당하기로 경찰과 협의했다”고 답했다.
유가족 신정섭씨는 “(지하철)역 내에서만 사고가 나지 않으면 된다는 송 전 역장의 보신주의로 바깥 사고랑은 상관없이 훨씬 많은 인파가 유입됐고, 그래서 참사가 발생했다”며 “특조위가 고발해달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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