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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반값 여행’의 본질과 지역 관광의 생존 전략 “베끼기식 반값 관광은 지자체 독(毒)... 핵심은 주민 수익 시스템”[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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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전문기자협회, ‘강진 반값 여행’ 설계자 임석 전 강진군문화관광재단 대표 인터뷰단순 할인이 아닌 ‘지역 화폐 선순환’ 구조가 성패 갈라문체부 3:7 예산 구조, 소멸 지역엔 가혹한 재정 부담인접 지역 주민도 소중한 고객... 과도한 규제는 금물비전문가 주도 DMO, 행정 하부 기관 전락 우려 커
스포츠경향

임석 전 강진군문화관광재단 대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강진군 사례를 모델로 전국 20개 지자체에 ‘반값 여행’ 공모사업을 확대 발표한 가운데, 관광전문기자협회(회장 조용식)는 이번 정책이 현장의 디테일을 놓친 채 획일적인 예산 털어내기식 사업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 해당 사업의 원형을 설계한 임석 전 강진군문화관광재단 대표를 만나 긴급 인터뷰를 진행했다.관광전문기자협회는 정부의 ‘지역사랑 휴가지원 시범사업’ 공모가 지자체에 70%(10억 중 7억을 지자체가 부담)의 과도한 재정 부담을 지우고, 지역 특성을 무시한 ‘복제형 상품’을 양산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에 협회는 강진 반값 여행의 태동부터 성공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 임석 전 대표의 입을 통해, 지자체가 진정으로 준비해야 할 ‘생존 전략’이 무엇인지 묻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임석 전 강진군문화관광재단 대표는 대한민국 지역 관광 마케팅의 전설적인 인물로 꼽힌다. 전남 강진군문화관광재단 설립 초기부터 8년간 재단을 이끌며, 전국 최초의 생활 인구 증대 모델인 ‘강진 반값 여행’을 탄생시켰다. 단순한 관광객 유치를 넘어 체류형 생활인구를 적극유치한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를 구축했으며, 강진을 전국적인 관광 명소이자 DMO(지역관광추진조직)의 모범 사례로 안착시킨 주인공이다.

Q. ‘강진 반값 여행’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임석: “모든 관광의 근본은 지역민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정책은 산업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맨 밑바닥에서 움직여야 할 주민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주민이 행복해야 관광객도 행복하고, 그들이 지갑을 열어야 비로소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법입니다.“

Q. 정부가 강진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합니다. 설계자로서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면?임석: “가장 큰 문제는 ‘디테일’의 실종입니다. 강진 반값 여행은 단순히 50%를 깎아주는 행사가 아닙니다. 그 돈이 밖으로 새 나가지 않고 지역 내에서만 돌게 하는 ‘경제 순환 시스템(그림 참조)’이 핵심이죠. 지금처럼 정부가 돈만 던져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면, 시스템이 없는 지자체는 정산 업무에만 매몰되다 끝날 겁니다. 특히 3:7이라는 예산 매칭 구조는 인구 소멸 지역인 기초 지자체에 너무 가혹한 짐입니다.”

3:7이란? 정부의 공모 사업에서 국비와 지방비의 분담 비율을 뜻합니다. 이번 문체부 사업의 경우 국비 3 : 지방비 7의 구조를 띱니다. 현재 문체부는 지역사랑 휴가지원(반값 여행) 시범사업으로 예산 65억원을 들여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상반기 16개(선정), 하반기 4개를 선정하여 시행합니다.

예를 들어 1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진행할 때, 국가는 3억 원만 지원하고, 나머지 7억 원은 해당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인구 소멸 지역 지자체에는 상당한 예산 압박과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Q. ‘생활인구’에 대한 정의도 정부와 현장의 온도 차가 큽니다.

임석: “정부는 부정 사용을 막으려고 인접 지역 주민을 배제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건 마케팅을 모르는 소리예요. 해남, 장흥 사람이 강진에 와서 돈을 써도 우리 상인들에겐 수익입니다. 생활권이 겹치는 이웃들이야말로 가장 충성도 높은 생활인구입니다. 경계를 나누는 규제보다, 단 3시간을 머물더라도 지역 화폐를 쓰게 만드는 ‘유연함’이 절실합니다.”

Q. 강진 모델 도입 초기, 행정과의 마찰이 상당했다고 들었습니다.

임석: “처음 인센티브 규정을 다 뜯어고칠 때 ‘왜 관광객을 돈으로 사 오느냐’는 비판이 많았죠. 저는 공무원들에게 ‘모든 참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대신 기술적으로 해결했죠. 조폐공사의 모바일 ‘착(Chak)’ 시스템을 활용해 부정 수급을 막고, 관광객이 받은 적립금을 강진 농산물 온라인 직거래몰인 ‘초록믿음’과 연동을 시켜 구매하는 데 다시 쓰게 유도했습니다. 농민들이 돈을 벌기 시작하니 비로소 관광 정책을 지지하더군요.”

Q. 현재 추진 중인 20개 지자체 공모사업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임석: “20개 지자체가 똑같은 시스템으로 경쟁하게 되면 변별력 없는 복제로 출혈 경쟁과 과도한 규제가 이어질 것입니다. 시스템을 운용할 줄 모르는 공무원들이 정해진 기간 내 예산을 털어내기 위해 보고서용 사업에만 매달릴 것이 우려스럽습니다. 또한, 비전문가들에게 맡기면 백전백패입니다. 지금 지역 관광 재단 수장들이 선거 공신이나 비전문가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행정의 하부 기관으로 전락하기 십상입니다. 또한, 정부와 관광공사는 지자체에 숙제만 낼 게 아니라, 금융권, 통신사로 흩어진 관광 데이터를 통합해 기초 지자체가 즉시 마케팅에 쓸 수 있는 ‘데이터 고속도로’를 먼저 닦아줘야 합니다. 기존 한국관광데이터랩이 있지만 좀더 다양한하고 정밀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제공 해야됩니다. 맷집이 없는 기초 지자체가 자체 예산을 들여 빅데이터시스템까지 만들어 운영해야 하는 어려운 현실 입니다”

관광전문기자협회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지역 관광의 성패는 예산의 규모가 아니라 ‘주민이 혜택을 받는 정교한 시스템’에 있음을 재확인했다”며 “협회는 지난 2월 25일 대통령 주재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K-관광, 세계를 품다. 방한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에서 제시한 정책 방향의 올바른 방안을 위해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서 탁상행정을 감시하고, 심층 보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용어 해설

① 정부가 말하는 ‘생활인구’란?=기존의 주민등록 인구(정주 인구)라는 정태적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에 체류하며 실질적인 활력을 높이는 사람까지 포함한 새로운 인구 개념입니다.

산정 기준:주민등록 인구 + 외국인 등록 인구 + 체류 인구(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해당 지역에 머무는 사람).

도입 배경:인구 감소 지역의 경우 정주 인구만으로는 지역 유지의 한계가 있어, 유동 인구의 지역 내 소비와 활동을 장려하고 이를 정부 교부세 산정 지표로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② 강진 반값여행이란?=전남 강진군이 전국 최초로 시행한 혁신적인 관광 모델로, 관광객이 강진에서 소비한 여행 비용의 50%(최대 20만 원)를 지역 화폐로 돌려주는 정책입니다.

핵심 원리:단순히 가격을 깎아주는 ‘할인’이 아니라, 환급받은 지역 화폐를 지역 내 상점이나 농산물 직거래몰에서 다시 소비하게 함으로써 ‘관광객의 지출 → 지역 상민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③ 한국조폐공사의 ‘착(Chak)’ 시스템이란?=한국조폐공사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입니다.

특징:지자체가 발행하는 지역 화폐의 구매, 결제, 선물하기 등을 스마트폰 앱으로 처리합니다.

강진의 활용:관광객의 여행 전표를 확인한 후 즉시 모바일 지역 화폐로 환급해주며, 결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해 부정 수급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④ ‘초록믿음’이란?=강진군이 운영하는 군수 인증 신선 농산물 직거래몰입니다.

기능:강진에서 생산된 고품질 농·특산물을 산지 직송으로 소비자에게 연결합니다.

관광과의 연계:반값 여행으로 받은 지역 화폐 적립금을 ‘초록믿음’ 사이트 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설계하여, 관광객이 여행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서도 강진의 생활 인구로서 지속적인 소비를 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⑤ 공모 사업 3:7 매칭 예산이란?=정부의 공모 사업에서 국비와 지방비의 분담 비율을 뜻합니다. 이번 문체부 사업의 경우 국비 3 : 지방비 7의 구조를 띱니다.

‘지역사랑 휴가지원(반값 여행)’시범사업 : 예를 들어 1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진행할 때, 국가는 3억 원만 지원하고 나머지 7억 원은 해당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인구 소멸 지역 지자체에는 상당한 예산 압박과 부담으로 작용합니다.상반기 참여 지자체 : 강원(평창군, 영월군, 횡성군), 충북(제천시), 전북(고창군), 전남(강진군, 영광군, 해남군, 고흥군, 완도군, 영암군), 경남(밀양시, 하동군, 합천군, 거창군, 남해군)

⑥ 20개 인구소멸지역(공모 대상)이란?=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중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 휴가지원제’나 ‘지역관광 활성화 공모’에 선정된 지자체들을 의미합니다.

지정 요건:연평균 인구 증감률, 인구 밀도, 고령화 비율 등 8개 지표를 종합한 ‘인구감소지수’가 높은 지역입니다.

정책 목적:이러한 소멸 위기 지역에 관광 인프라를 지원하고 생활 인구를 유입시켜 지역 소멸 속도를 늦추고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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