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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외환] 유가 급등·전쟁 장기화 우려에 미 국채 금리 6개월 최고…달러 강세·유로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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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이란이 걸프 지역에서 에너지·운송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커지자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동시에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유로화 등 주요 통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채권 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1.3bp(1bp=0.01%포인트) 상승한 3.74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22일 이후 최고 수준이며 하루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크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9bp 오른 4.255%로 2월 5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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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 장기화가 유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고, 이에 따라 미국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이라크의 한 항구에서는 연료 유조선 두 척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날 폭발물을 실은 이란 보트가 공격한 것으로 보이는 사건 이후 공격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공격은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키우며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BMO 캐피털 마켓의 금리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장기화된 전쟁이 가져올 인플레이션과 재정적 파장 때문에, 분쟁을 끝낼 명확한 출구 전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 국채 약세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말까지 반영된 금리 인하 폭은 약 19bp로, 몇 주 전 약 50bp 수준에서 크게 낮아졌다. 이는 올해 연준이 25bp 금리 인하를 단 한 차례도 단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보다도 전쟁 변수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2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유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TD증권의 몰리 브룩스 미국 금리 전략가는 "유가가 충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결국 수요를 위축시키며 오히려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유로·원화 등 에너지 수입국 통화 약세

전쟁 확산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은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 달러화는 유로 대비 사흘 연속 상승하며 올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란이 중동 전역의 석유·운송 시설 공격을 강화하면서 분쟁 장기화와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공언해 시장 불안을 키웠다.

세계 주요 에너지 수입국 통화는 전쟁 이후 달러 대비 큰 폭으로 약세를 보였다. 인도 루피와 일본 엔화는 각각 1.5% 이상 하락했고, 유로화는 약 2%, 원화는 약 3% 떨어졌다.

한국 시간 13일 오전 7시 20분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0.74% 오른 14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1.5% 이상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함께 미국이 순에너지 수출국이라는 점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유로/달러는 0.5% 하락한 1.1513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 근처에서 거래됐다.

매크로 하이브의 벤저민 포드 연구원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실망스러운 공급 전망과 하메네이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발언이 유로 약세의 주요 원인"이라며 "외환시장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시나리오를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1.14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EA는 전략 비축유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호르무즈 해협 교란으로 인한 공급 손실을 약 20일 정도만 보충할 수 있는 규모에 불과하다. 실제 시장에 공급되기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바클레이즈의 레프테리스 파르마키스 전략가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가스와 석유이며 유로존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취약하다"며 "그 결과 유로화가 전반적으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 Fed·ECB 회의 주목

시장에서는 다음 주 열리는 연준(Fed)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충격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LSEG 집계에 따르면 스와프 시장에서는 ECB가 빠르면 6월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는 기존 7월 예상에서 9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3.50~3.75% 범위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책 성명과 경제 전망 수정 여부가 시장의 핵심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비트코인은 1% 하락해 7만 달러 아래로 내려갔지만, 2월 초 기록한 약 6만 달러 수준의 저점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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