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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생각해 ‘위스키+제로 콜라’?…연구 결과는 ‘반전’[건강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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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잭콕’이라고 부르는 칵테일이 있다. 테네시 위스키 잭 다니엘에 코카콜라를 섞어 만든다. 크게 비싸지 않고 맛있다. 하이볼이 유행하기 전, 국내에서 폭넓게 인기를 끈 칵테일 중 하나다.

잭콕은 애주가들에게 여전히 사랑받는 조합이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도 있다. 칼로리나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 일반 콜라 대신 제로 콜라를 섞어 마시는 사람이 늘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코카콜라는 ‘잭다니엘&코카콜라 제로슈가’라는 상품까지 출시했다.

새로운 조합은 소비자들의 기대대로 건강에 덜 해로울까?
알코올과 인공감미료를 함께 마실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추정할 수는 있다.

결과는 오히려 부정적인 쪽이다. 특히 간 건강에 불리하게 작용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코올이 간에 해롭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간은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 같은 독성 물질이 생성된다. 이는 간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이 유발할 수 있는 간 질환은 지방간, 지방간염, 간염, 간 섬유화, 간경변, 간세포암 등이다.

문제는 다이어트 탄산음료도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점이다.
다이어트 음료에는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사카린, 아세설팜 K 같은 감미료가 사용된다. 이 물질들은 칼로리가 없어 포도당으로 대사되지는 않지만 장내 미생물 변화나 대사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간도 마찬가지다.

2023년 국제 학술지 ‘BMC Public Health’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다이어트 탄산음료 섭취는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 질환(MASLD)’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자들은 이 연관성의 상당 부분이 비만이나 생활습관 요인과 관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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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DB.


작년 유럽 소화기학회 학술대회(UEG Week)에서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건강한 간을 가진 12만 명 이상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하루 한 잔(237㎖)의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마신 사람은 MASLD 발생 위험이 60%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같은 양의 일반 탄산음료를 마신 참가자의 위험 증가 50%보다 더 컸다. 다만 이 연구 역시 관찰 연구로, 탄산음료나 다이어트 탄산음료가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 질환(MASLD)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MASLD는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질환이지만 그 원인이 알코올, 감염, 자가면역 질환이 아닌 경우다. 과거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FLD)이라고 불렀다.

MASLD는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과 간경변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울러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신장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92편의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2025년)에 따르면, MASLD는 최근 증가세가 뚜렷하며, 전 세계 성인 약 38%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코올에 제로 음료를 섞은 조합의 단점은 더 있다. 바로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설탕에 있다. 설탕은 위 배출 속도, 즉 음식물이 위에서 내려가는 속도를 늦춘다. 설탕이 없으면 알코올이 더 빠르게 소장으로 이동해 흡수된다. 알코올 대부분은 소장에서 흡수된 후 혈류를 타고 뇌·간·대장 등 여러 기관에 영향을 준다.

정리하면, ‘잭콕’을 가끔 즐긴다면 오리지널 조합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기대로 알코올에 제로 음료를 섞어 마시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설탕을 첨가한 일반 음료와 함께 마시는 것보다 더 빨리 취하고 특히 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단, 건강을 생각한다면 세 가지 음료 모두 줄이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물론 일반 탄산음료, 제로 탄산음료 모두 지방간 질환 등 대사 건강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위해 알코올은 가능한 한 마시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권고한다. 또 최근 개정된 미국 식생활 지침은 가당 음료 섭취를 줄이고 인공감미료 역시 물 등 더 건강한 음료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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