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감사 수 축소, 시차임기제 활용 등 우회 시도 차단
효성티앤씨 공개중점관리기업 선정…18일 주총서 정관 변경 반대 예고
국민연금 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심의 결과. 사진=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국민연금)가 개정 상법 취지를 외면하는 상장사들에 대해 강력한 의결권 행사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달 정기주주총회부터 집중투표제나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우회하는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 반대할 예정이다. 또한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미치는 의결권 사전 공개 대상 기업을 지분율 5% 이상으로 늘려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주주가치 제고와 기금 수익성 증대를 위해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한 의결권 행사 지침을 이달 정기주총부터 즉시 적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전자주총 도입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등 지난해부터 세 차례에 걸쳐 단행된 상법 개정 이후, 일부 기업이 이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데 따른 조치다.
국민연금이 제시한 구체적 사례에 따르면, 기업이 정관을 통해 이사의 수 상한을 신설하거나 축소해 일반 주주의 주주제안 및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경우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감사 정원을 축소하는 안건 역시 일반주주의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반대 목록에 올렸다.
특히 ‘이사 임기를 3년으로 한다’는 규정을 ‘3년 이내’로 유연화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제동을 걸었다. 이는 사실상 이사들 임기를 엇갈리게 배치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시차임기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자기주식 처리와 관련된 기준도 엄격해진다. 개정 상법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피해 경영상 목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처분하는 근거를 정관에 마련할 경우, 국민연금은 최대주주의 지분 구조와 일반 주주의 의견 반영 장치 여부를 따져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만약 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심의나 일반 주주의 의견 수렴, 주총 가결 요건 강화(특별결의 등)와 같은 보호 장치가 없다면 주주가치 훼손으로 간주해 대응할 방침이다.
의결권 행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병행된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지분율 10% 이상 보유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해왔던 의결권 행사 방향 사전 공개 범위를 지분율 5% 이상 보유 기업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상위권 대다수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표심이 주총 전 미리 공개돼 시장에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이날 효성티앤씨를 임원 보수 한도의 적정성과 관련한 ‘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효성티앤씨의 1인당 사내이사 보수 한도가 실지급액 대비 17배에 달하는 등 과도하다고 판단, 2023년부터 효성티앤씨를 비공개대화대상기업, 비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충분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오는 18일로 예정된 효성티앤씨 주주총회 안건 중 ‘이사를 선임하는 주주총회 개최일 당시 재임하는 이사의 3분의 1 이상의 추천을 받은 자’로 이사 요건을 규정하는 정관 변경에는 반대하기로 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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