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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유 5.7억 배럴 풀기로 했는데... 국제유가 안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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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

최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석유 저장 시설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뉴시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2일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국제 유가를 낮추는 데 실패했다. 그런 가운데 미국도 전략 비축유 1억8000만 배럴 남짓을 풀기로 했다.

IEA는 이날 32개 회원국이 비축유 총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총 1억8270만 배럴 방출과 비교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금융그룹 맥쿼리의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4억 배럴은 전 세계 하루 생산량을 기준으로 약 4일 치, 걸프해역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을 기준으로 약 16일 치에 불과하다.

스웨덴 은행 SEB의 비아르네 시엘드로프 분석가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이라고 해도 시장은 현재 위기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보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국제유가는 잡히지 않고 되레 상승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1.98달러로 전장보다 4.8% 올랐으며 오전 11시54분에는 배럴당 100.25달러를 나타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25달러로 전장보다 4.6% 상승했다.

그러자 미국도 전략 비축유 중 1억72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 에너지부의 이 같은 방안을 인가했다고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밝혔다. 에너지부는 다음주부터 약 120일에 걸쳐 전략 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방송 WKR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비축유 활용 계획을 묻는 말에 “우린 그렇게 할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 (다시) 가득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시 IEA의 회원국으로 현재 비축유 4억1500만 배럴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란 전쟁 발발 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피격된 선박은 최소 14척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는 이날 “석유와 에너지 가격을 인공호흡기로 낮추진 못한다”며 “유가는 당신들이 불안케 한 역내 안보에 달린 것인 만큼 배럴당 200달러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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