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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위해 10kg 감량”…간이식으로 찾은 새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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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모자 생체 간이식 성공
복강경 추출·이식 등 고난도 수술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들이 제 곁에 다시 웃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감사합니다. 아들 덕분에 얻은 새 삶인 만큼 제 건강도 더 챙기고 앞으로 남은 생을 가족들을 위해 살아가려 합니다.”

고려인 3세인 장마리나 씨(48)가 가천대 길병원 간이식팀의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장 씨는 약 8㎏의 복수를 제거하고 건강한 모습을 찾았다.

스포츠월드

모자 간이식을 마친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과 장마리나 환자 가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글라지아 모친, 외과 김두진, 외과 최상태 교수, 장마리나 환자, 외과 양재훈 교수(앞줄 왼쪽부터), 장기이식센터 황가혜 코디(뒷줄 맨오른쪽). 가천대 길병원 제공


장 씨는 그는 우즈베키스탄에 정착한 한인의 후손으로 고려인 3세다. 20여년 전 한국인 남편 A씨(50)와 결혼해 한국에 정착했다. 그는 남편과 한국에서 아들 B씨와 딸 C씨(11)를 키우며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장 씨의 삶은 달라졌다. 3년 전 성공 가도를 달리던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졌다. 2019년에는 간암까지 덮쳤다. 여섯 차례의 색전술, 고주파 치료, 방사선 치료 등 병마와 싸움이 이어졌다.

결국 간이식이 아니면 희망이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들 B씨(26)가 어머니에게 간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아들의 지방간이 문제였다. 아들은 어머니께 간을 이식하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약 10㎏을 감량했다.

마침내 지난달 11일 길병원은 장 씨의 생체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같은달 27일 건강히 퇴원한 장 씨는 아들과 함께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번 수술을 총괄한 김두진 외과 교수는 “공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속 아들이 수개월의 준비 끝에 어머니에게 간이식을 진행한 사례”라며 “공여자와 수혜자인 모자를 동시에 수술하며 건강을 담보해야 하는 매우 고난도 수술이지만, 간이식팀의 헌신으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간암으로 흔들린 고려인 3세의 삶

2019년 B형간염 진단을 받은 장 씨는 B형간염과 간경화를 거쳐 2023년에는 간세포암까지 악화됐다. 초기에는 간기능 저하로 수술 대신 방사선 치료와 색전술 등 여러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재발 이후 간이식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재발한 병변은 기존 치료 부위 경계에 위치해 방사선 재치료 시 간독성 위험이 컸기 때문.

문제는 이식까지 가는 과정이었다. 뇌사자 간이식은 MELD 점수가 낮아 공여자를 찾기 어려웠고 생체 기증자도 없었다. 외국 국적자로서 행정 절차도 쉽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장기이식센터 재상담 자리에서 아들 B씨가 기증을 결심했다. 다만 검사에서 지방간이 확인돼 수술 전 간 상태 개선이 필요했다.

B씨는 여동생과 어머니를 위해 수개월간 운동과 식단 관리를 병행하며 약 10kg을 감량했다. 이후 1·2차 기증자 검사를 모두 통과했다. 병원은 관계 기관과 협력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 승인 절차를 마쳤고, 지난달 11일 수술 일정을 확정지었다.

◆간이식팀 총출동… 10시간 생체 간이식

수술 당일 주치의 김 교수의 총괄 아래 최상태·양재훈 교수가 집도의로 참여해 생체 간이식 수술이 시행됐다. 이는 B씨의 생체 간을 복강경으로 추출한 뒤 이를 다시 실시간으로 장마리나 씨에게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이었다. 일반적인 간이식에 비해서도 몇 배나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드는 어려운 수술이었다.

장마리나 씨를 집도한 최상태 외과 교수는 “실시간으로 공여받은 간의 수많은 미세 혈관을 찾아서 이어주며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었다”며 “최종적으로 환자의 신체에 자연스럽게 자리잡도록 큰 노력이 필요한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간이식 외과팀뿐 아니라 마취통증의학과, 중환자의학과, 영상의학과, 간호팀,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등 다학제 인력의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졌다. 약 10시간에 이르는 기나긴 수술이 수십 명의 의료진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결과는 대성공. 장마리나 씨뿐 아니라 공여자 B씨의 건강도 이상이 없었다.

B씨를 집도한 양 교수는 “공여자의 간 3분의 2 정도를 절제해서 환자에게 기증한 만큼 B 씨의 기증 수술 후 관리에 더욱 신경썼다”며 “다행히 B씨는 현재 잔존 간의 기능 대부분을 회복하고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이식 대성공…모자 모두 일상 복귀

수술 동안 장 씨의 어머니 고려인 2세 이글라지아 씨(78)는 딸의 곁을 지켰다. 그는 딸의 병간호를 위해 한국에 온 지 5년째다. 지난달 27일 회복을 마치고 퇴원한 장 씨는 현재 매우 건강한 상태다.

이후 추적관찰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해나갈 예정이다. 아들 B 씨 역시 기증한 간 대부분을 회복한 상태로 현재 일상생활을 건강하게 영위하고 있다.

장 씨는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이 정말 헌신적으로 치료해 줬다. 의료진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아 줘 감사하다”며 “아들이 간을 기증해 줘서 다시 태어났다. 앞으로 더 건강관리 잘하고, 더 행복하게 살겠다. 가족들을 위해 남은 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황가혜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는 “외국인 생체 간이식에 이르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고, 그 시간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가족 간의 깊은 고민과 헌신적인 책임감이 동반된 결정이었다”며 “장 씨와 아들 모두 건강하게 완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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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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