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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전화 한 통 받았을 뿐인데"…기업들 966억 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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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피해액 12배 증가
법인 피해 비중 13%→45%
보이스피싱·랜섬웨어까지…기업 노린 범죄 급증
일본에서 인터넷 뱅킹 부정 송금 피해액이 지난해 103억9700만엔(약 96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5년 사이 피해 규모는 12배로 늘었는데, 기업을 노린 보이스피싱 범죄 급증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시아경제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아시아경제 DB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일본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뱅킹 부정 송금 피해액은 전년보다 약 20% 늘어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피해액 가운데 법인(기업) 피해가 47억900만엔으로 45%를 차지했다. 2024년 법인 피해 비중이 13%였던 것과 비교하면 기업 대상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증가의 배경으로는 기업을 노린 보이스피싱 범죄 확산이 지목된다. 범행 수법은 금융기관을 사칭한 전화로 시작된다.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전화를 건 뒤 상담원을 연결하고, 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법인 계좌의 인증 정보를 빼내는 방식이다.

법인 피해의 90% 이상이 이 수법에 당했으며, 건당 피해액도 개인보다 훨씬 컸다. 기업의 평균 피해액은 약 2400만엔으로 개인 피해(약 120만엔)의 20배 수준이었다. 한 업체가 4억엔이 넘는 금액을 잃은 사례도 확인됐다.

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일본에서 접수된 랜섬웨어 피해 신고는 226건으로 전년보다 4건 증가했다. 랜섬웨어는 시스템을 마비시킨 뒤 복구 대가를 요구하는 데서 나아가, 탈취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위협하는 '이중 협박'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피해 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이 143건으로 약 60%를 차지했다. 보안 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에 공격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체의 약 40%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과 서비스업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사히그룹홀딩스와 온라인 쇼핑몰 아스쿨 등 대형 업체도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제품 수주와 출고에 차질을 빚고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파장이 이어졌다.

피해 이후 복구 부담도 컸다. 조사 결과 피해 기업의 52%가 시스템 복구 비용으로 1000만엔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억엔 이상을 투입한 사례도 5건 있었다. 업무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도 상당했다. 피해 기업의 약 40%는 시스템 복구와 업무 재개까지 한 달 이상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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