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백기사로 참여했던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약 2.02%(41만 9082주)를 사들이기 위해 국내 캐피털사·증권사 등 주요 금융기관과 접촉해 왔다. 현재 자금 조달 구조에 대한 막바지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최 회장 측이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금융권 차입과 주식 담보 구조를 결합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베인캐피털은 2024년 10월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맞서 최 회장 측이 주도한 고려아연 자기주식 대항 공개매수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당시 베인캐피털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1.41%를 확보했으며 이후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현재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공개매수와 장내매수를 통틀어 베인캐피털이 투입한 투자 원금은 약 4200억 원 규모다.
당시 최 회장과 베인캐피털이 맺은 주주간 계약에는 최 회장이 일정 기간 이후 지분을 되사오거나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지정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조항이 포함됐다. 이때 최 회장이 베인 측에 보장해야 하는 내부수익률(IRR)은 10%대 중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IB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이번 지분 인수에 투입해야 할 자금이 6000억 원 중반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 회장이 대규모 차입을 감수하면서까지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영풍·MBK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확실한 우군을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양측의 지분율 격차가 근소한 만큼 지분의 외부 유출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리파이낸싱을 통한 원금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은 향후 재무적 부담 측면에서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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