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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연구팀, 건강검진 기반 ‘무증상 결핵’ 조기 발견 이점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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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대학병원 1,071명 대규모 코호트 분석
약 3명 중 1명은 ‘무증상’…‘완치 핵심’ 근거 입증
헤럴드경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민진수 교수.[서울성모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국내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통해, 건강검진에서 조기 발견된 ‘무증상 결핵’ 환자가 유증상 환자보다 유의미하게 우수한 치료 예후를 보인다는 사실을 대규모 연구로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호흡기내과 민진수 교수(교신저자)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형우 교수(공동저자)를 중심으로 하는 다기관 연구팀이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증상 중심의 현행 WHO 결핵 선별검사 권고 기준을 재고해야 한다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제까지 결핵 선별의 핵심 도구로 기침·발열·야간 발한·체중감소 등 4가지 증상 유무를 확인하는 ‘W4SS(WHO four-symptom screen)’를 권고해 왔다. 그러나 지역사회 유병률 조사에서 결핵 환자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무증상 결핵이 전 세계 결핵 전파의 약 6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증상 기반 선별만으로는 다수의 무증상 결핵 환자를 놓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WHO는 2025년 2월 ‘무증상 결핵 대응 협의회(WHO consultation on addressing asymptomatic TB)’를 별도로 개최해, 관련 정책 전환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바로 그 정책 전환에 대한 근거를 실증 데이터로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뚜렷한 자각 증상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인 정기 건강검진이나 국가건강검진의 흉부 X선 촬영을 통해 우연히 결핵을 진단받고 내원하는 ‘무증상 결핵(Asymptomatic tuberculosis)’ 환자 사례가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결핵균을 퍼뜨리는 조용한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정작 이 무증상 환자들을 일찍 찾아내어 치료했을 때 환자 본인의 건강 회복에 얼마나 큰 이점이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밝힌 연구는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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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제공]



민진수 교수팀은 국내 18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등록된 성인 폐결핵 환자 1071명의 데이터를 심층 분석했다. 연구진은 진단받기 전 4주 동안 기침, 객담, 객혈, 호흡곤란, 흉통, 발열, 전신 쇠약감, 체중 감소, 야간 발한, 식욕 부진 등 10가지 결핵 관련 증상이 단 하나도 없는 환자를 ‘무증상 결핵’으로 엄격하게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32.7%(350명)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 무증상 결핵 환자였다. 이들은 기침이나 열이 나서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 비해 체내 염증 수치(C-반응성 단백질 등)가 현저히 낮았고, 엑스레이상 폐에 구멍이 뚫리는 공동(Cavitation) 병변이나 객담 검사에서 결핵균이 검출되는 비율도 훨씬 적었다. 즉, 질병이 심각해지기 전인 초기 단계에서 진단된 것이다.

아울러 이는 뚜렷한 치료 성과로 이어졌다. 약을 먹고 재발 없이 완치된 비율이 증상 결핵 환자는 76.4%에 그친 반면, 무증상 결핵 환자의 치료 성공률은 86.3%에 달했다. 특히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 비해,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무증상 결핵을 발견한 환자군은 성공적으로 완치될 확률이 약 2.4배 높았다.

또 1년 이내에 치료를 완료하지 못할 위험도 유의미하게 낮아져, 훨씬 안정적으로 결핵을 극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일반 대중에게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중요한 객관적 근거가 된다. 아울러 무증상 결핵 관리 전략 및 조기 발견 정책을 검토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민 교수는 “증상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정기적인 검진으로 숨은 환자를 찾아내는 선별검사가 개인의 완치는 물론 국가적인 결핵 퇴치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지원과제인 ‘결핵 코호트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Marc Lipman(마크 립먼), Molebogeng X Rangaka(몰레보겡 엑스 랑가카) 교수가 국제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유럽호흡기학회 공식 학술지인 ERJ 오픈 리서치(ERJ Open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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