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격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장기간 시행될 경우 초과수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지적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은도 최고가격제의 경제적 영향을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의 ‘가격상한제에 관한 의견’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국제유가 급등과 같은 큰 외부 충격 발생 시 소비자 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서도 “도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초과수요 발생 등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단기간에 한정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같은 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26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 설명회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이지은 한은 조사국 경기동향팀장은 석유 최고가격제 효과에 대한 질문에 “정부가 최근 유가 관련 다양한 정책을 검토·논의 중이며 시행될 경우 비용 측면의 압력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대책이 나오지 않아 실제 완화 효과의 규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석유 최고가격제 외에도 유류세 인하, 직접 지원 등 다양한 대응책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연일 정책 총동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들 방식이 복지적 효과와 경제적 부작용 사이에서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한은과의 공동 연구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향후 한은이 유가 충격과 정책 대응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 분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거론된다.
한편 한은은 중동발 물가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중동 리스크로 유가 등 비용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2차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충격의 크기보다 지속 기간”이라고 말했다.
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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