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를 위해 1차로 면역항암제를 썼다가 효과를 보지 못했더라도 일부 환자에겐 다른 면역항암제를 쓰면 치료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
간암 치료 과정에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1차 표준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이어서 또 다른 면역항암제를 함께 쓰는 요법이 일부 환자에겐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차병원 암센터 종양내과 전홍재·김정선 교수 연구팀은 간세포암 환자에게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의 실제 치료효과를 확인한 연구를 간담도 분야 국제학술지 ‘리버 인터내셔널(Liver International)’에 게재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한국·홍콩·대만·싱가포르의 6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해당 면역항암제들의 효과를 분석한 최초의 다국적·다기관 연구를 진행했다.
간암은 세계적으로도 암 사망원인 중 최상위권에 오른 치명적 질환으로, 많은 환자에게 표준치료로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을 함께 쓰는 치료법을 적용한다. 하지만 이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는 후속으로 쓸 치료전략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을 비롯한 다른 면역항암제를 조합해 순차적으로 사용하고는 있으나 어떤 방식이 실제로 유효한 결과를 보이는지 입증할 근거는 매우 부족했다.
연구진은 이전에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과 아예 면역항암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들을 비슷한 비율로 구성해 각 환자군에서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의 치료 반응과 생존 성적,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들에서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으로 간의 종양을 억제하는 치료 반응이 나타난 비율은 31%를 차지했다. 면역항암제를 쓴 적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객관적 반응률이 42%로 더 높았으며, 이전에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을 쓴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도 20%의 반응률이 확인됐다.
앞서 면역항암제를 썼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치료 반응이 확인된 환자들의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약 24개월로, 장기간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전에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같은 면역항암제 치료가 실패했더라도 이후 니볼루맙·이필리무맙 치료 반응이 장기간 지속됐으므로 기전이 다른 면역항암제 조합이라면 순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면역기전을 가진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실제 환자 치료에서 임상적 이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전홍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진료현장에서 축적된 다국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1차 면역항암제 치료 이후에도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이 선택적인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 첫 연구”라며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을 최적화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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