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헌금 수수와 차남 취업 청탁 등 13가지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3차 경찰 소환조사가 조기 중단됐다. 4차 조사가 불가피해지면서 사건의 진상 규명도 더욱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1일 오전 9시 뇌물수수·직권남용·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김 의원을 소환해 조사했다. 그러나 약 5시간 만인 오후 1시 51분께 김 의원이 건강상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어떤 내용을 소명했는지” “정치자금 수수를 부인하는 것인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차량에 탑승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피의자 신문 조서에 날인하지 않고 퇴장했다. 조서 날인은 피의자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확인하고 증명하는 절차다. 다음 출석 때도 김 의원이 날인을 거부할 경우 조사는 효력을 잃게 된다.
3차 조사는 지난달 27일 두 번째 소환 이후 12일 만에 이뤄졌다. 당초 5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김 의원 측 요청으로 이날까지 연기됐다. 경찰은 앞선 1·2차 조사에서 각각 14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이어간 바 있어 이번 조사 중단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은 “일정을 다시 잡아 4차 조사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사건 진상 규명과 피의자 신병 처리도 늦어질 전망이다.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해 9월부터 제기됐지만 수사는 그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탈당한 올해 초부터 본격화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의원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와 전직 보좌관들이 의혹을 폭로했다고 의심해 쿠팡에 인사 불이익을 요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차남의 가상자산 거래소 취업과 숭실대 편입에 불법 개입한 의혹도 있다. 김 의원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 상태다.
정유나 기자 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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