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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 마스코트, 몸값만 수천만원…청장 따라 바뀌는 ‘귀하신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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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 일부 마스코트 잇따라 교체…2년 만에 폐기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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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서울 자치구들이 홍보용 마스코트 제작에 수천만원씩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구청장이 바뀌면서 2~3년 만에 교체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캐릭터는 등장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사라지며 ‘전임자 흔적 지우기’ 논란도 제기된다.

‘억’ 소리 나는 도시 브랜드…철거에도 또 예산

강남구는 지난 2020년 도시 브랜드 ‘미미위’를 선정했다. 공공 캐릭터 대신 구 차원의 브랜드를 내세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나(ME), 너(ME), 우리(WE)가 함께 배려하고 존중하는 품격 강남’이라는 의미로, 민선 7기 정순균 전 강남구청장 시절 도입됐다.

구에서 공개한 결산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투입된 운영비는 5073만9500원으로 나타났다. 관련 조형물·공간 마련에는 15억원이 넘게 들었다. 자세히는 △공원녹지 내 테마 공간 조성(1억8771만7000원) △구 경계 지점 조형물 설치(13억9997만5510원) 등 사업에 예산을 지출했다.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데도 1100만원이 쓰였다.

당시 관내에 설치된 미미위 조형물은 총 22개로 관련 예산만 약 20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민선 8기 출범 이후 대부분이 철거됐으며, 미미위도 함께 모습을 감췄다. 구 관계자는 “당시 브랜드에 돈이 많이 들어간 만큼 얼마나 효과가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다수 제기됐다”며 “민선 7기 때는 조형물부터 현수막·광고 등에도 활용했지만 지금은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구는 2022년 수의계약을 통해 중앙녹지대 조형물을 없앴으며, 철거·정비 계약 대금으로 4788만원을 지불했다.

구청장 따라서 캐릭터도 ‘은퇴’…이름·모습 전부 바꿨다

동대문구의 대표 캐릭터는 4년 전만 해도 ‘꿈동이’가 맡고 있었다. 이 캐릭터는 민선 5~7기를 연임한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 시절인 2012년 생겨났다. 구의 결산서를 보면 마스코트 개발에 979만9000원, 상표권 등록에 221만2680원이 들었다. 꿈동이를 선보이는 데만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예산을 투입한 셈이다.

그러나 민선 8기에 들어선 2023년 새 캐릭터 ‘디디미’가 등장하며 구의 얼굴도 바뀌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반년이 지나고 추진 계획을 수립한 마스코트였다. 디디미는 선농단·경동시장·약령시 등 구의 역사를 담은 영웅 캐릭터로, 시대 변화에 맞춰 구를 미래 도시로 이끌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예산서에 따르면 개발비 1000만원, 운영비 2600만원이 배정됐다.

송파구 또한 구청장 교체에 따라 캐릭터의 수명이 끊겼다. 2020년 민선 7기 박성수 전 송파구청장 시절 송파의 자음을 활용한 ‘송송·파파’가 탄생했는데, 불과 2년 만에 ‘하하·호호’로 교체됐다. 하하·호호와 CI(Corporate Identity) 등 도시 브랜드 디자인에 쓰인 수의계약금은 4210만원이다.

송송·파파에 들인 예산 역시 적지 않다. 구의 결산서에 따르면, 민선 7기 후반기인 2020년 송송·파파를 비롯해 도시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만 8866만4490원이 투입됐다. 구 관계자는 “2년 전 공개된 CI가 광주은행 엠블럼과 95% 정도 일치했다”며 “민선 8기 들어 CI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캐릭터 역시 붕 뜨지 않도록 지역 특색에 맞춰 새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마스코트 지속성 중요…톱다운 방식 피해야”

전문가들은 자치구 등 지자체 마스코트 운영에 일관성 있는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캐릭터·브랜드는 마스코트로서 지역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대전시의 ‘꿈돌이’와 일본 구마모토시의 ‘쿠마몬’ 등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정 교수는 “최근 고양시에서 갑자기 사라진 ‘고양고양이’가 화제를 모은 것처럼 캐릭터의 지속성은 단체장에 대한 선호도로 연결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여 있고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면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갖고 나가는 게 관광 활성화에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자체장의 명령에 따라 일방적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주민 공청회 등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지속성은 물론 호응도 얻을 수 있다”며 “꿈돌이 역시 시간을 두고 보완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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