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1일 사상 최대 규모의 비상 비축유 방출을 결정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세를 누르려 했지만 실패했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국제 선박에 대한 이란군의 공격이 이어지는 등 이번 사태를 둘러싼 근본적인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됐다.
11일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4.8% 상승한 배럴당 91.98달러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6% 오른 배럴당 87.25달러였다. 이는 IEA 발표 이전보다 오히려 더 오른 수준이다. IEA는 이날 32개 회원국이 비축유 총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출 규모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뒤 두 차례에 걸쳐 방출한 1억8270만 배럴보다 2배 이상 많은 양이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분석가 파벨 몰차노프는 “이번 계획은 페르시아만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약 한 달간 버틸 수 있는 양”이라면서 “중동 갈등이 이번 달을 넘어서면 추가적인 방출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여러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면서 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스라엘 회사가 소유한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 엑스프레스룸호 등 선박 4척을 공격해 멈춰 세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이 끝나지 않았다고 하는 등 전쟁 당사국의 날 선 반응도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국가들의 비축분 방출 보다 이란전에 대한 세계 지도자들의 발언이 더 큰 영향을 미치며 유가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 증시는 11일 국제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대체로 하락했다./로이터 연합뉴스 |
유가 상승에 이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시장에 번지며 뉴욕증시는 대체로 하락했다. 뉴욕 증시 3대 지수인 다우 평균은 0.6%, S&P500 지수는 0.1%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0.1% 올랐다.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국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0.44% 오른 99.24 수준이었다. 미 국채 가격은 떨어졌다(국채 금리 상승).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한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8%포인트 오른 4.22%,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7%포인트 뛴 3.64% 수준이었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