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류영주 기자 |
여당 내부에서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둘러싼 파열음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당내 강경파가 급진적 개혁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여권 주류는 속도전 대신 장기적 관점의 점진적 개혁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개혁 노선을 둘러싼 당내 역학 관계가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당내 강경파로 꼽히는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용민 여당 간사 등은 현재 추진되는 검찰개혁을 사실상 '내란 종식'의 필수조건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방향의 개혁안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검찰 권한을 구조적으로 해체해야만 과거 권력형 수사의 악습을 끊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에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면 안된다"는 표현을 쓰며 속도전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자칫 사법 시스템 전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동시에 이행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임을 이해해달라"고도 했다.
친명 핵심 관계자는 이를 두고 "두 번이나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강경파를 향해 '말 좀 들어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여권 주류가 강경 노선에 선을 긋는 배경에는 개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깔려 있다. 70년 가까이 유지돼 온 검찰 제도를 단기간에 뒤집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다. 단기 충격요법으로 조직을 흔드는 대신 정권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며 제도를 단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 같은 노선 충돌의 이면에는 이른바 '명청 갈등'으로 불리는 미묘한 정치적 긴장도 자리하고 있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여당인 만큼 정부안을 수용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말자는 안정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막판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정청래 대표가 추가 논의를 제안하며 법사위 강경파의 손을 들어줬고, 결국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라는 강경 당론이 채택되면서 혼선이 커졌다는 전언이다.
이후 강훈식 비서실장이 고위 당정에서 당을 향해 경고성 발언을 하면서 '당정 엇박자'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친명계 주류의 판단은 특정 집단에 대한 적대감에 기대어 입법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국정 운영에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쪽에 가깝다. 극단적 해체보다는 정권 재창출을 통한 장기 개혁이 현실적 해법이라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진정한 검찰개혁은 바로 정권연장에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단계적으로 제도를 정비하며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는 것. 이것이 현재 여권 주류가 그리고 있는 점진적 개혁의 청사진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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