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프리픽(Freepik) |
사건은 그로부터 약 7개월 전인 2005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성 A씨는 언니와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었다. 언니는 한 달 전부터 해외로 출장을 떠나게 됐고, A씨는 마침 부산에서 올라온 고등학교 동창 B씨와 함께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날 새벽 먼저 잠에서 깬 B씨는 집에 침입한 괴한 김씨(당시 29세)와 눈이 마주쳤다. 놀란 B씨가 소리를 지르자 김씨는 손에 들고 있던 흉기로 B씨를 수차례 찔렀다. 자신의 공격에 B씨가 기절하자 김씨는 B씨가 숨졌다고 생각하고 B씨를 침대 한쪽으로 밀어냈다.
그때 B씨의 비명에 A씨도 잠에서 깨자 김씨는 흉기로 A씨를 위협한 뒤 2차례 성폭행했다. A씨는 “결혼까지 3개월 남았다. 제발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김씨는 끝내 A씨의 목을 졸라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후 1시간 동안 현장에 머문 김씨는 지문과 머리카락 등을 제거하고 침대 시트도 오려내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그리고 흉기 등 범행도구를 낚시용 가방에 담아 한강에 버리기까지 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 확인 결과 오피스텔 현관문을 지나간 사람이 없다는 점 ▲A씨에게 도난당한 물품이 없는 것을 봤을 때 범인의 목적이 A씨였다는 점 ▲B씨가 범인이 나간 후 바로 옆집에서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는 점 ▲숨진 A씨의 몸에서 DNA가 검출된 점 등을 토대로 A씨의 바로 옆집에 살고 있던 김씨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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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김씨는 왜 이토록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일까. 회사를 다니다 일을 쉬고 있던 김씨는 우연히 오피스텔 건물에서 마주친 A씨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됐다. 이때부터 A씨를 감시하기 시작한 김씨는 A씨에게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접근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나날이 집착이 심해졌던 김씨는 결국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고, A씨의 남자친구가 집에 없는 것을 확인한 뒤 A씨 집에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하필 이날 A씨 집 문의 자동잠금장치가 작동되지 않은 상태였다.
김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태연히 예정된 회사의 입사 면접까지 보는 대담함을 보였고, 경찰에 붙잡힌 직후엔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며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잔혹한 범행에 결국 김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결혼을 앞둔 A씨는 친구 옆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생명을 잃는 참담한 결과가 생겼고 B씨는 친구가 살해되는 현장에서 돕지 못한 채 고통을 참으며 죽은 것처럼 가장하는 끔찍한 경험을 겪어 그로 인한 피해는 평생 완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엄벌에 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범행은 증거물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을 정도로 피고인이 침착하고 치밀해 우발적인 것이 아니며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해 대학을 졸업하고 정상적 사회생활을 한 사람의 행동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하고 비인간적이어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