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의 여파가 민생까지 파고들고 있다. 대통령의 압박에 주유소 기름값이 떨어지긴 했지만, 다른 물가가 얼마나 튈지는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추경'을 언급했다. 돈을 풀어 시장을 살리겠다는 건데, '물가 상승 압력'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주요 햄버거 업체들이 2월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사진|연합뉴스] |
급변하는 중동 정세에 고유가ㆍ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민생 경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물가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2월 28일ㆍ현지시간)한 2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에 이어 2.0%(이하 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2%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8월(1.7%) 이후 6개월째다.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개인서비스가 3.5%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농축수산물은 1.7%, 공공서비스는 1.6%, 공업제품은 1.2%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가장 많이 오른 개인서비스에 외식비, 여행ㆍ숙박ㆍ교통ㆍ교육비 등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가계 지출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으로 실제 물가 체감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다, 값이 한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도 않는다.
■ 3월 물가 어디로 흐를까 = 관건은 지금부터다. 2월 지표는 미-이란 전쟁의 여파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3월부턴 다르다. 중동 정세를 틈타 원재료비ㆍ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외식업체들이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일부 외식업체는 이미 가격을 끌어올렸다. 버거킹은 지난 2월 12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와퍼 가격(이하 단품 기준)은 7200원에서 7400원으로 2.7% 올렸다. 8일 뒤인 20일엔 맥도날드가 35개 메뉴 가격을 평균 2.4% 인상했다. 그 폭은 100~400원으로, 대표 제품인 빅맥 가격은 3.6%(5500원→5700원) 올랐다.
미-이란 전쟁이 터진 직후인 1일엔 맘스터치가 43개 품목 가격을 평균 2.8% 끌어올렸다. 싸이버거의 가격은 4900원에서 5200원으로, 후라이드빅싸이순살의 값은 1만1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각각 6.1%, 8.4% 올랐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업체들은 한결같이 '원재료비ㆍ물류비 상승' '고환율 기조'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가격 인상 흐름이 전방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자료|업계 종합, 참고|단품 기준, 사진|뉴시스] |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나섰다. 이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중동 지역 긴장이 심화하면서 에너지 수급, 해운, 물류 금융시장 등 세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물가 안정으로, 민생 현장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 수 있는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신속하게 집행해달라"고 강조했다.
추가경정 예산 편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재정 지원이나 소상공인ㆍ한계기업 지원을 위해선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예산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조기에 추경을 해야 할 상황 같다"고 언급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기존 예산을 최대한 쓰고, 필요하다면 (추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추경 빛과 그림자 = 하지만 물가 안정과 재정 지원은 양립하기 힘들다. 추경으로 돈이 시장에 풀리면 물가를 또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경제 전문가들이 추경 신중론을 펼치는 이유다.
김상봉 한성대(경제학) 교수는 "지금은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체감 물가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국제 유가가 치솟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가 돈을 풀어 이를 해결하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섣부른 추경이 되레 물가를 자극하고 재정 건전성만 악화할 수 있다는 거다. 과연 정부는 물가 안정과 경기 회복이란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저작권자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