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뢰는 쉽게 말해 바다의 지뢰다. 적의 선박을 파괴하거나 이동을 방해하기 위해 설치한다. 선박이 기뢰에 접촉하거나 주변을 지나가면서 발생시키는 소리, 자기장, 수압 등에 반응해 폭발하도록 설계된다. 이 때문에 바다에 깔기는 쉽지만 제거하는 것은 까다롭다.
이란 함정 격침 미국 중부사령부가 10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이란 기뢰부설선과 해군 함정 여러 척을 격침했다고 밝히며 공개한 영상에서 이란 함정에 조준선이 맞춰져 있다. 이 함정은 곧 미군 발사체를 맞고 폭발했다. 미 중부사령부 제공·로이터연합뉴스 |
기뢰 제거는 설치와 비교해 시간은 최대 200배, 비용은 10배가량 더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높은 가성비 때문에 기뢰는 약자에게 유리한 비대칭 전력 무기로 분류된다. 기뢰가 폭발하면 물속 충격파가 발생해 선체가 찢어지거나 휘어지고, 프로펠러와 기관 파손이 일어난다. 충격파가 큰 경우 선박에 구멍이 뚫려 침몰하기도 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BS에 따르면 이란은 최소 2000발 최대 6000발의 기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미국과의 충돌에서 종종 기뢰를 활용해 왔다.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군 함정이 이란의 기뢰 공격을 당한 적이 있다. 2019년에는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들이 잇따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행으로 추정되는 기뢰에 파손됐다.
호르무즈해협은 폭이 평균 60㎞로 좁아 수십 개의 기뢰만으로도 항해가 불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전쟁이 끝나고 해협 봉쇄가 풀린다고 해도 석유 운송 길이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미군이 기뢰 부설 의심 선박들을 신속히 타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쟁 12일째인 이날 미국·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을 집중 타격했다. 미국이 “오늘 이란에 대해 가장 격렬한 공격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IRGC 군사 학교 내 무기 연구개발 단지 등에 공습이 가해졌다. 테헤란의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지옥 같았다”고 전했다.
이에 IRGC는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강렬하고 대규모인 작전을 시작했다”며 이라크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 드론 공습이 발생해 4명이 다쳤다. 항공기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화물선 3척은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됐다.
이에 더해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적들이 우리의 중앙은행과 금융망을 먼저 공격해 민중의 삶을 위협했다면 우리는 ‘눈에는 눈, 은행에는 은행’ 원칙에 따라 그들의 자본이 흐르는 모든 거점을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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