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항력이란 전쟁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고객사에 제품을 제때 공급하기 힘들 때 내리는 조치다. 불가항력을 선언하면 추후 주문 이행 미흡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배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다. 원유는 물론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납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비닐, 플라스틱, 의류 등 전방 산업에도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뉴스1 |
1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10일 고객사에 불가항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고객사에게 불가항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준 것으로 선언까지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며 “NCC가 꺼질 것이라고 한 것은 아니고 고객사와 맺은 공급 의무를 다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은 아니고 가소제 제품인 디옥틸 테레프탈레이트(DOTP) 계약에 대해서만 불가항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며 “원료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여천NCC처럼 나프타분해시설(NCC·Naphtha Cracking Center)을 운영하는 기업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인 나프타를 고온·고압으로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과 같은 석유화학 원료를 만든다. 에틸렌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다. PE는 비닐, PE는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원료 부족으로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며 “에틸렌이 범용 제품이라 그동안 인정받지 못했지만,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없는 현대 사회에서 공구, 의류, 배달 음식 등 전방 산업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미하 기자(viv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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