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예정됐던 NH투자증권(005940) 차기 대표 선임이 다음 달 말 이후로 연기됐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를 추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체제 변경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다. 증시 관심이 높아져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한데다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날 정기 이사회를 열었으나 정기 주주총회에 차기 대표로 추전할 후보를 내정하지 못했다. 앞서 임추위가 윤병운 현 대표, 배경주 전 자산관리전략총괄 전무, 권순호 전 NH투자증권 외부위탁운용(OCIO) 사업부 대표 등을 유력 후보로 놓고 쇼트리스트 분류 작업을 이어나갔으나 최종 후보 추천 작업을 못마친 탓이다. NH투자증권은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지배구조 체제 전환을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은 이달 26일로 예정된 정기 주총 이후 이사회를 열고 현재 단독대표 체제인 지배구조를 유지할 지 혹은 각자대표나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할 지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다시 임추위를 꾸려 후보차 추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주총 안건 통지가 주총 2주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NH투자증권 차기 대표는 이르면 다음 달 하순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기 주총이 임박해서 지배구조 판 자체를 새로 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중동 사태로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IMA 인가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해야하는 시점에 리더십이 불안정해지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NH투자증권이 자칫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상법상 윤 대표가 이달 26일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차기 대표 취임 전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으나 조직 분위기는 어수선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선 이번 후보 추천 불발 사태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라 구성원들의 사기도 떨어진 상태다. 강 회장이 2024년 임추위 때 윤 대표가 아닌 다른 인물을 밀었다가 고배를 마신 만큼 윤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려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문제는 현재 글로벌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증권가의 긴장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해외 사모대출펀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전산 장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제적 투자자 보호를 강도높게 주문하면서 증권사마다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증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거나 예기치 못했던 사업 리스크가 나타났을 때 NH투자증권이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말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한 NH투자증권의 모험자본 투자가 당분간 동력을 일부 상실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크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종투사 지정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9월 말 신청 후 다섯달 반 만이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의 모험자본 신규 투자 규모는 4523억 원으로 이 중 4분기 투자액이 2473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IMA 인가 직후 공격적으로 IMA 상품을 내놓으며 자금 조달 경쟁을 펼쳤지만, NH투자증권의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