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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집 못 팔아" 12억원 이상 주택 보유주 절반은 '6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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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한국 고령층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실질적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이들의 부동산 자산을 금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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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24년 가구주 연령대별 주택 소유 구성비 추이 [자료=국회미래연구원]


11일 국회미래연구원은 '고령인구 자산 분포와 불평등 구조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원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사상 처음으로 전체 가구 평균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편중 현상이 압도적이다. 2015년 약 33% 수준이었던 60세 이상 고령층의 주택 보유 비중은 2024년 45%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고가주택으로 갈수록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의 경우 전체의 54.2%를 고령층이 보유하고 있었다.

세대 내 소득 격차는 극심한 이질성을 보였다. 전체 가구 평균 대비 65세 이상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총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값) 비율은 2012년 45.4%에서 2024년 64.5%로 상승했다.

그러나 연령을 세분화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65~74세 고령자는 전체 가구 평균의 76.4%의 소득을 내고 있었으나 75세 이상 고령자는 40.5% 수준에 머물렀다.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층 내부의 구조적 소득 불평등은 기형적인 주택 중심의 자산 구조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며 "이들 자산의 절대다수가 실물인 부동산에 묶여 있어, 실제 일상 소비에 쓸 수 있는 예금 등 금융자산 비중이 턱없이 낮다는 심각한 경제적·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통계상 자산액은 십수억원에 달하지만, 정기적인 근로 소득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당장의 생활비나 의료비를 감당할 유동성이 부족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령층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갖고 있는 주식을 팔기 보단 자산 축적, 투자 유지, 자녀 상속 등을 위해 끝까지 갖고 있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기대수명 연장과 맞물려 막대한 규모의 주택 자산이 시장에 나오지 못한 채 장기간 동결되면서, 고령층의 소비 여력은 꽉 막히고 내수 침체와 골목상권 위축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 시장에 편승하지 못한 75세 이상의 무주택 고령자들은 치솟는 월세 등 주거비 부담에 짓눌려 극단적 빈곤층으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부동산 자산 쏠림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의 획일적인 복지에서 벗어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한국 가계의 자산 보유 구조를 고착화된 '부동산 중심'에서 '금융 부문'으로 신속히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매월 생활비를 받는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의 가입 요건을 한층 완화하고, 세제 혜택 등 금전적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며 "큰 집을 팔고 저렴한 소형 평수로 옮겨 차액을 챙기는 '주택 다운사이징' 시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낮춰주거나 취득세를 감면해 주는 등의 퇴로를 열어주는 방안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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